이제 스타벅스 매장서 일회용컵 5개 반납하면 '포상' 주겠다는 도시…어디?
2025-06-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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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납된 일회용 페트 컵, 단(短)섬유로 재활용될 예정
일회용 컵을 버리지 않고 모아두면 스타벅스에서 실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국내 한 도시에서 시작된다.

환경부는 오는 17일부터 충북 청주시 스타벅스 매장 28곳에서 '일회용 컵 회수·보상제'를 시행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역 맞춤형 자원순환 정책으로 평가된다.
이번 제도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사용한 일회용 플라스틱(PET) 컵 5개를 세척해 반납하면 '에코별' 1개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에코별은 스타벅스가 자체 운영 중인 포인트 시스템으로, 음료나 식품을 구매할 때 별을 모으면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존에는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거나 프로모션을 통해서만 적립이 가능했지만, 이번엔 '컵 반환'이라는 환경 실천이 포인트 적립 조건으로 추가된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별 5개를 적립하면 '그린 등급'으로 승급되고, 그린 등급 회원이 일회용 컵 15개를 반납해 에코별 3개를 더 적립하면 총 별 8개가 되면서 제조음료 1잔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에코별 2개만으로도 음료 '사이즈 업'이 가능하다. 결국 컵 60개를 반납하면 음료 한 잔을 무료로 받는 구조다. 경제적 가치로만 따지면 보상이 높다고 보긴 어렵지만, 환경 실천과 연계한 보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수된 컵은 단순히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청주시와 재활용 업체가 연계해 수거 후 단섬유로 재탄생한다. 이 섬유는 이불솜, 베개, 자동차 내장재 등으로 활용돼 순환 구조를 갖춘 자원으로 다시 사용된다.
정책의 도입 취지는 명확하다. 연간 사용되는 일회용 컵 상당수가 제대로 분리 배출되지 않은 채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이런 현실에서 지역 내 커피전문점과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자원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해당 제도는 정부, 지자체, 민간기업이 함께 협력한 사례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환경부는 정책 설계와 행정적 지원을, 청주시는 수거 및 운송 체계를, 스타벅스는 고객 접점에서의 보상 제공과 홍보를 각각 맡아 역할을 분담했다. 협업 모델로서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실효성에는 과제가 있다. 컵 5개를 모아 세척한 뒤 매장에 직접 가져가야 한다는 번거로움 등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선 다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 참여율이 지속될 수 있을지는 제도 개선 여부에 달려 있다.
또한 일회용 컵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 다회용 컵 사용 장려, 컵 보증금제 확대 등 일회용품 자체의 사용을 줄이기 위한 병행 대책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청주시의 제도는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시범사업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정책 성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난다면 타 도시로의 확산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일회용 컵 보상 제도는 단순한 환경 캠페인을 넘어 시민의 일상 속 실천을 유도하는 새로운 자원순환 정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