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계곡물에 발 담글 때 기생충 감염 안 되려면 '이것' 챙기세요
2025-06-16 17:16
add remove print link
시원한 계곡의 숨겨진 위험
맨발 물놀이, 안전하게 즐기는 법
한여름이면 계곡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시원한 물소리에 이끌려 바위에 앉고, 맨발로 물속에 들어가 발을 담그기도 한다.
하지만 맨발로 계곡물에 들어가는 것이 항상 안전한 건 아니다. 물은 시원하고 깨끗해 보여도 다양한 위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계곡물은 자연 상태 그대로 흐르기 때문에 여러 생물과 미생물, 이물질이 함께 존재한다. 가장 흔한 문제는 피부 감염이다. 여름철 물놀이 후 발이나 다리 피부에 붉은 반점이나 물집이 생기고, 가렵거나 통증이 느껴진다면 세균성 피부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발에 상처가 있거나 각질이 심한 경우, 계곡물에 접촉하면서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름철엔 물속 온도가 올라가면서 세균 번식이 쉬워진다. 고여 있거나 물의 흐름이 약한 구간에서는 더더욱 위험하다. 간혹 ‘녹농균’이나 ‘황색포도상구균’ 같은 병원성 세균이 발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감염은 면역력이 낮은 사람이나 당뇨병 환자에게 더 쉽게 발생하고, 드물게는 봉와직염 같은 심각한 염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감염 외에도 기생충 감염 위험도 있다. 한국은 대부분 지역에서 수질 관리가 잘 돼 있는 편이지만, 자연 계곡에는 여전히 '털진드기유충', '흡충류' 등 미세한 기생 생물이 서식할 수 있다. 이들은 피부를 통해 체내로 침입하거나, 상처 부위를 통해 들어올 수 있다. 특히 장시간 계곡물에 노출됐을 경우 위험이 커진다.
또 하나 간과하기 쉬운 위험은 벌레다. 계곡 주변에는 모기뿐 아니라 벌, 진드기, 날파리 등 다양한 곤충이 서식한다. 특히 물 근처에선 '등에'나 '모기 유충' 같은 흡혈 곤충이 자주 출몰하며, 알레르기 반응이나 국소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 계곡에 앉아 있을 때 무심코 발을 물에 담근 채 오래 있으면 벌레가 달라붙을 위험도 있다.
물리적인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계곡 바닥은 대개 바위나 자갈로 이뤄져 있어 미끄럽고 날카롭다. 맨발로 걷다가 발바닥이 긁히거나 베이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작은 상처가 생기면 앞서 언급한 세균 감염 가능성이 더 커진다. 특히 어린이나 노약자의 경우, 발목을 접질리거나 넘어져 부상을 입기 쉬우므로 조심해야 한다.

계곡물은 눈에 보이기 깨끗해도 동물의 배설물이나 산속 낙엽, 오염된 이물질 등이 섞여 있을 수 있다. 특히 상류에 축사가 있거나 사람이 많이 찾는 계곡일수록 수질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지역에선 대장균 수치가 높게 측정된 사례도 있으며, 이 경우 피부뿐 아니라 손이나 얼굴을 통해 입으로 들어가 위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선 몇 가지 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계곡에서 물에 들어갈 땐 가급적 아쿠아슈즈나 얇은 물놀이용 신발을 신는 것이 안전하다. 맨발보다 보호 효과가 크며, 바위에 미끄러지거나 벌레에 물리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피부에 상처가 있거나 염증이 있다면 물 접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물에 들어간 후에는 반드시 발을 깨끗한 물로 씻고, 건조하게 유지해야 한다. 타올로 세게 문지르기보다는 부드럽게 닦아내는 것이 피부 보호에 효과적이다.
계곡물에 들어갔다가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붉은 반점, 통증, 열감, 부기 등이 나타나면 초기 감염일 수 있으므로, 소독이나 항생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곤충에 물린 자국이 커지거나 가려움증이 심할 경우도 알레르기 반응 가능성이 있다.
무더위를 피하기 위한 계곡 나들이가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되지 않도록, 안전한 물놀이 습관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맨발의 자유로움도 좋지만, 그 안에 숨어 있는 위험을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