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전문가가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 아닌 위험자산”이라고 평가하는 이유
2025-06-1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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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가격은 연초 대비 30% 상승
중동 지역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금 가격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반면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는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며 상승 흐름에서 다소 소외된 모습이다.

트레이딩뷰(TradingView)에 따르면 16일(한국 시각) 오전 기준 현물 금가격은 트로이온스당 3450달러까지 상승해 지난 4월의 사상 최고가인 3500달러를 불과 50달러 남겨둔 수준에 도달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30%에 달한다.
금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의 무역 관세 정책과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중동 긴장 등이 꼽힌다.
금은 전통적으로 인플레이션과 금리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는 자산이다.
CBS뉴스는 "경제 당국자들의 발언이나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신호가 나타난다면 국제 금시세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비트코인은 같은 기간 동안 13% 상승에 그쳤다. 16일(한국 시각) 오후 5시 기준 가격은 10만 7100달러로, 지난 5월 22일 기록한 최고가 11만 1800달러 대비 4.2% 낮은 수준이다.
미국 IG 마켓(IG Markets)의 애널리스트 토니 시카모어(Tony Sycamore)는 "비트코인은 여전히 안전자산보다는 미국 주식과 유사한 위험자산으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증시 선물이 금요일 급락 이후 반등하고 있는 만큼, 비트코인도 이에 연동돼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모어는 비트코인이 9만 5000달러에서 10만 달러 사이의 지지선을 유지할 경우, 11만 2000달러 재돌파 시도가 이어질 수 있으며 이후 11만 6000달러와 12만 달러 구간을 향한 움직임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아폴로 크립토(Apollo Crypto)의 애널리스트 헨릭 안데르손(Henrik Andersson) 역시 유사한 견해를 밝혔다. 그는 "중동 관련 뉴스로 금요일에 급락했던 비트코인과 주식 선물이 현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원유와 금이 주식과 비트코인과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LVRG 리서치의 닉 럭(Nick Ruck) 이사도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서사는 점점 약화되고 있으며, 거래자들은 오히려 단기 변동성과 유동성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은 안전자산보다 위험자산과의 상관성이 더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OSL의 최고사업책임자(COO) 유진 청(Eugene Cheung)은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 회의에서 금리가 예상대로 동결되면, 투자자들이 대체 자산을 찾기 시작할 수 있으며 이 경우 비트코인도 다시 상승 모멘텀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오는 18일(현지 시각)로 예정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정책 회의와 금리 결정을 주목하고 있다. 선물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현재 수준인 4.25~4.50%로 유지될 가능성을 96.7%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