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 눈물바다 예약...24년 만에 그라운드 떠나는 '등번호 0번' 레전드
2025-06-17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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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0번…‘짐승’으로 불렸던 레전드 선수, 28일 공식 은퇴식
등번호 0번을 달고 활약했던 프로야구계의 레전드 김강민이 24년간의 현역 생활을 마무리하며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SSG 랜더스는 17일 오는 28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김강민 KBO 전력강화위원의 성대한 은퇴식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은퇴식은 김강민의 현역 시절 트레이드마크였던 별명 '짐승'에서 따온 '리멤버 더 비스트(짐승을 기억하라)'를 주제로 진행된다. 2001년 SK 와이번스 신인 드래프트로 프로무대에 발을 디딘 김강민은 SSG(전신 SK 와이번스)에서 23시즌을 소화하며 구단 역사에 길이 남을 족적을 남겼다.
특히 2022년 한국시리즈에서 40세의 나이로 최고령 MVP에 오르며 화제를 모았고, SSG의 5차례 한국시리즈 정상 등극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이후 2024시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한화로 둥지를 옮겨 한 시즌을 보낸 뒤 현역에서 물러나게 됐다.
SSG 구단 관계자는 "김강민의 헌신적인 노력과 긴 여정을 기리기 위해 은퇴식을 마련했다"며 "팬들과 함께 김강민의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일 SSG 선수단은 김강민의 상징인 등번호 '0번'이 새겨진 특별 제작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에 임한다. 관중들에게는 'Remember the Beast' 문구가 담긴 LED 라이트 스틱과 키링 세트 총 2만 3000개가 무료로 배포되며, 입장권 역시 김강민을 기념하는 특별 디자인으로 제작된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다채로운 팬 참여 행사가 펼쳐진다. 프론티어 스퀘어에는 '플래카드 만들기' 부스가 설치되고, 김강민은 '보이는 랜필 라디오'에 직접 출연해 팬들의 사연을 들으며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문학경기장역에서 SSG 랜더스필드까지 이어지는 'L로드'는 김강민의 기록과 발자취를 조명하는 'Beast 로드'로 특별 꾸며진다.
시구와 시타는 가족이 맡는다. 김강민의 첫째 딸 김나결 양이 시구를, 둘째 딸 김민결 양과 셋째 딸 김리안 양이 시타를 담당한다.
본격적인 은퇴식은 경기 종료 후 시작된다. 은퇴 기념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김강민이 2022년 한국시리즈 5차전의 역사적인 끝내기 홈런을 재현하며 입장하는 특별 퍼포먼스가 준비되어 있다. 구단 공식 스폰서인 다이나핏과 함께 2군 선수들을 위한 스포츠용품 후원 전달식도 진행되며, 각종 기념품 증정식이 이어진다.
은퇴사 발표 후에는 SSG 선수단이 김강민을 헹가래로 축하하고, 팬들과의 마지막 인사 시간을 갖는다. 이때 김강민의 등장곡 'Butterfly'의 원곡자인 가수 박기영이 직접 무대에 올라 라이브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 후 김강민이 은퇴 소감을 밝히며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김강민의 2024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시즌 초반 좋은 활약을 보였으나 6월 삼성전에서 헤드샷을 당한 후 어지럼증으로 10일간 휴식을 취해야 했고, 이후 컨디션 회복이 쉽지 않았다. 7월 18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뒤 1군 복귀를 하지 못했고, 8월에는 후배들에게 배팅볼을 던져주며 도움을 주는 역할에 그쳤다. 시즌 말미에는 퓨처스리그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냈다.
시즌 중 김강민은 구단에 여러 차례 은퇴 의사를 전달했다. 신체적 부담과 컨디션 악화, 그리고 구단에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배려심이 은퇴 결정의 주요 요인이었다. 김강민은 주변에 "이제 그만할 때가 된 것 같다"고 말하며 자신의 커리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은퇴 후 김강민은 새로운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해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며, 스포츠교육, 바이오메카닉스, 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를 공부해 선수들에게 더 설득력 있는 지도를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웠다. 심리상담사 자격증 취득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KBO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김강민은 1년 내 현장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는 "현장을 너무 오래 떠나면 안 된다"며 공부와 현장 경험을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한 방송 및 해설 활동에도 관심을 보이며 다방면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은퇴식 소식이 전해지자 팬들은 벌써부터 감정에 북받치고 있다. 한 팬은 "벌써 눈물이 나는데 이거 맞나"라며 아쉬움을 토로했고, 또 다른 팬은 "특별 엔트리에 김강민을 넣어서 한 타석만이라도, 수비 하나만이라도 이 팀 선수로 마지막을 장식할 수 있게 해달라"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외에도 "게시물 보자마자 벌써 눈물 남ㅠ", "거창하게 해서 진짜 다행이다. 벌써부터 슬픈데 저 날 진짜 어떡하냐. 등장곡 라이브 뭔데... 진짜 팬들 눈물버튼ㅠㅠㅠㅠ", "이미 외야에 0번 달고 서있는 최지훈 생각하고 오열함", "팬들 최애 선수 은퇴식은 이렇게 크게 진행되는 게 맞죠", "특별엔트리 보고싶다...", "중견수에서 수비 보는 김강민 진짜 딱 한 이닝만이라도 더 보고싶다...", "인천 레전드 0번 김강민 선수 꼭 보러 가야겠네요. 우리의 청춘을 같이 울고 웃고 했던 멋진 선수", "영구결번 해주세요!!" 등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24년간 한국 프로야구와 함께해온 김강민의 마지막 무대가 어떤 모습일지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