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천만 원씩 빌려준 분들 눈물 나게 고맙다…세금 압박에 돈 빌렸다”

2025-06-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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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페이스북 해명 내용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17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어떠한 정치적 미래도 없던 내게 오직 인간적 연민으로 천만 원씩을 빌려준 분들에게 지금도 눈물 나게 절절히 고맙다"라고 밝혔다.

김민석 후보자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의혹 해명 글에서 "표적 사정으로 시작된 경제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자가 2018년쯤 동일 형식의 차용증을 쓰고 11명으로부터 1억 4000만 원을 빌린 점을 두고 통상적 사인 간 채무가 아닌 '쪼개기 후원'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자 돈을 빌린 경위를 소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이런 채무가 추징금 및 세금 압박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2004년 SK그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 2억 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2억 원을 선고받고 이듬해인 2005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던 바 있다.

이날 김 후보자는 "요청하지도 않은 중앙당 지원금 성격 기업 후원금의 영수증 미발급으로 인한 추징금 2억 원을 당시 전세금을 털어가며 갚았다"라며 "표적 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두 번째 표적 사정은 추징금에 더해 숨 막히는 중가산 증여세의 압박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용 불량 상태에 있던 저는 지인들의 사적 채무를 통해 일거에 세금 압박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라며 "결국 2017년 7월경 치솟는 압박에 더는 이렇게 못 살겠다는 생각을 한 저는 문제없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천만 원씩 일시에 빌리기로 결심했다. 당시 신용 상태로는 그 방법 외에 없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는 "그것이 2018년 4월 여러 사람에게 같은 날짜에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천만 원씩 채무를 일으킨 이유"라며 "차용증 형식이 똑같은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분들에게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추징금을 완납한 후 원금을 상환할 생각이었다"라며 "천신만고 끝에 근 10억 원의 추징금과 그에 더한 중가산 증여세를 다 납부할 수 있었고 최근에야 은행 대출을 일으켜 사적 채무를 청산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세비보다 지출이 많고, 지난 5년간 교회에 낸 헌금이 2억 원에 달한다는 야권의 지적에 대해 "지금까지 살아내고 버텨온 것을 하나님과 국민의 은혜로 생각한다"라며 "그런 마음으로 살아오고 헌금도 했다. 그런 것까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라고 반박했다.

김 후보자는 "다 발가벗겨진 것 같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아이들의 교육을 전담해 주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애들 엄마까지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냉혹함 앞에서 한 사내로서 참 무기력하고 부끄럽다"라며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내게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지원금을 전달했던 기업의 대표를 부르든, 나를 표적 사정한 검사들을 부르든 상관없다. 나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라며 "그간의 고통을 그저 함께 나눠준 제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 하다 하다 내 학력까지 시비 당하니 황당무계하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17일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표적사정으로 시작된 제 경제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제가 요청하지도 않은 중앙당 지원금 성격 기업 후원금의(2002년 당시는 기업 후원이 법적으로 가능했습니다) 영수증 미발급으로 인한 추징금 2억을 당시 전세금을 털어가며 갚았습니다.

표적사정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고, 두 번째 표적사정은 추징금에 더해 숨막히는 중가산 증여세의 압박이 있었습니다.

추징금을 성실납부하지 않는 전두환 같은 사람들을 겨냥했을 중가산 증여세는 하나의 사안에 대해 추징금도 부과하고, 증여세도 부과하는 이중 형벌이었습니다.

실제로는 추징금이든 세금이든 안 내려고 작정한 사람들에게는 아무 부담이 안 되고, 저처럼 억울해도 다 내기로 마음먹은 사람에게는 추징금 이전에 중가산세라는 압박이 무섭게 숨통을 조이게 되어있습니다.

매달 평균 140만원씩 세금이 늘어나는 혹독한 압박을 피하고자 어머니 명의의 집을 국가에 담보하여 분납 시도를 해 보았지만 세무 당국의 답은 냉정했습니다.

결국 1억2천만여원의 첫 고지금액을 훌쩍 넘는 2억 1천여만원을 최종 납부한 중가산세의 압박 앞에서 허덕이며 신용불량 상태에 있던 저는 지인들의 사적채무를 통해 일거에 세금 압박을 해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어떠한 정치적 미래도 없던 제게 오직 인간적 연민으로 천만원씩을 빌려준 분들에게 지금도 눈물나게 절절이 고맙습니다.

첨부하는 두번째 표를 보시면 중가산 세금이 얼마나 무서운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결국 2017년 7월경 치솟는 압박에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살겠다는 생각을 한 저는 문제 없는 최선의 방법으로 여러 사람에게 천만원씩 일시에 빌리기로 결심했습니다. 당시 제 신용상태로는 그 방법 외에 없기도 했습니다. 그것이 2018년 4월 여러 사람에게 같은 날짜에 같은 조건으로 동시에 천만원씩 채무를 일으킨 이유입니다. 차용증 형식이 똑같은 것은 지극히 당연합니다.

처음부터 이 분들에게는 이자만 지급하다가 추징금을 완납한 후 원금을 상환할 생각이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근 10억원의 추징금과 그에 더한 중가산 증여세를 다 납부 할 수 있었고, 최근에야 은행대출을 일으켜 사적 채무를 청산할 수 있었습니다.

본 청문회에서 그간 추징금 납부 등에 사용된, 세비 외의소득에 대해서 다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다만 세비소득보다 지출이 많고, 지난 5년간 교회에 낸 헌금이 근 2억원이라는 걸 비난한 야당의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한 말씀 드립니다.

저는 지금까지 살아내고 버텨온 것을 제가 믿는 하나님과 국민의 은혜로 생각합니다. 저나 제 아내나 그런 마음으로 살아오고 헌금도 했습니다. 그런 것까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 발가벗겨진 것같다는 고통을 호소하는 아내 눈의 실핏줄이 터지고, 아이들의 교육을 전담해주며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애들 엄마까지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냉혹함 앞에서 한 사내로서 참 무기력하고 부끄럽습니다.

저도 놀랄 정도로 독립적으로 성장해온 제 아이에 대해 관련 교수가 이미 공개적으로 언론에 답장까지 했는데, 왜 문제를 제기했던 언론들은 입을 닫고 있습니까? 그런 것이 언론입니까?

중앙당의 요청에 따라 제게 2002년 서울시장 선거 지원금을 전달했던 기업의 대표를 부르건 저를 표적 사정한 검사들을 부르건 상관 없고, 저도 그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러나 그간의 고통을 그저 함께 나눠준 제 주변 사람들에게 무슨 죄가 있습니까?

하다하다 제 학력까지 시비당하니 황당무개하지만, 남아 있는 모든 궁금증에 성실히 답하고 생산적인 정책청문을 할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지 못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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