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스트힙 감성 충전소, 서울국제도서전 속 대만감성 가득한 ‘대만관’
2025-06-1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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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대만 작가와 독창적인 일러스트레이션 및 그래픽 소설 대표 작가도 참여
이러한 문화가 주목받는 이유는, ‘읽기’라는 개인적인 행위가 이제는 나를 대변하는 하나의 표현 방식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자기표현에 적극적이고 취향 중심의 문화를 즐기는 2030 세대의 성향과 맞물려, 텍스트는 감정과 생각을 머물게 하고 나를 세련되게 드러내는 도구로 각광받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가 넘쳐나는 시대, 속도가 아닌 ‘깊이’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시선을 끄는 행사가 바로 서울국제도서전이다. 책을 중심으로 시각예술, 디자인, 체험형 콘텐츠까지 아우르는 해당 도서전은 ‘읽는 것’을 넘어서는 입체적인 경험을 제공하며, 텍스트 힙의 정점으로 꼽힌다.
올해로 67회를 맞이하는 서울국제도서전이 오는 6월 18일부터 22일까지 닷새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다. 1954년 시작된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 축제로, 올해는 17개국 530여 개 출판사가 참가해 풍성한 책의 향연을 펼친다. 지난해에는 유료 관람객 기준 약 15만 명이 방문하며, 특히 2030세대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올해 주빈국으로는 한국과 지리적, 문화적으로 가까운 대만이 초청돼 이목을 끈다. 매해 1개국을 주빈국으로 초청해 그 나라의 문학과 문화를 깊이 있게 조명해왔다. 2019년 헝가리, 2022년 콜롬비아, 2023년 샤르자(아랍에미리트),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올해는 아시아권 국가인 대만이 그 바통을 이어받는다.
여행지 혹은 영화 배경으로 익숙한 대만은 사실, 서사성과 감수성을 갖춘 문학과 다채로운 문화적 자산을 지닌 국가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과 복합적인 역사,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감성은 대만만의 독특한 문화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번 도서전에서 대만관은 ‘대만감성(Daeman Sentiment)’을 주제로, 따뜻함과 다양성을 기반으로 한 대만 특유의 정서를 한국 관람객과 공유할 예정이다. 문학과 예술을 매개로 한 정서적 교류를 통해, 한국 독자들이 대만의 문화에 한층 더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문학적 측면에서도 대만의 존재감은 주목할 만하다. 최근 몇 년간 세계 문단에서도 주목받는 작가들이 다수 배출됐다. 퀴어 문학의 대모 천쉐, 2018년 『도둑맞은 자전거』으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후보에 오른 우밍이, 『귀신들의 땅』과 『67번째 천산갑』으로 한국 독자들에게도 익숙한 천쓰홍 등이 대표적이다.
그림책과 그래픽노블(그림 소설) 분야에서도 대만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린롄언, 볼라냐 라가치상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된 린샤오베이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연속 2회 선정된 황이원 등 대만 작가들의 활약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도서전에는 대만을 대표하는 소설, 논픽션, 일러스트레이션, 그래픽노블, 그림책 분야 작가 23인이 방한해 관람객과 직접 소통할 예정이다.
특히 우밍이는 『복안인』과 서사를 통한 치유의 의미를, 천쉐와 천쓰홍은 대만 퀴어 문학의 흐름과 시대적 의미를 공유한다. 천쉐는 6월 20일 단독 세션에서 『마천대루』와 자신의 작가 세계를 심도 깊게 소개한다.
작가와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눈길을 끈다. 일러스트레이터 린롄언과 함께하는 ‘콜라주로 집의 풍경 그리기’ 외에도 작가들과 함께 하는 ‘행운 부적 만들기’, ‘나만의 사인 포토 제작’ 등의 워크숍이 6월 20일부터 22일까지 매일 다양한 시간대에 진행된다.
‘대만감성’을 테마로 꾸며진 대만관은 대만의 따뜻함, 개방성, 심미적 매력을 공간 전반에 담아낼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프로그램 정보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