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종영인데…단 한 번도 3%대 못 벗어난 뜻밖의 '한국 드라마'
2025-06-17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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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3.4%로 출발했는데 11회 연속 3% 벽 못 넘은 한국 드라마
16일 방송된 11회에서 극적 반전 터졌지만 역부족
tvN 월화드라마 ‘금주를 부탁해’가 17일 종영한다. 그러나 드라마의 마무리는 아쉬움이 짙다. 지난 16일 방영된 11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3.1%. 첫 방송 이후 3.4%로 출발한 이 작품은 최종회를 앞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시청률 3%대를 벗어나지 못한 채 종영을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금주’라는 다소 독특한 콘셉트가 공감을 얻는 데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이 작품은 기존 가족 드라마나 로맨틱 코미디, 혹은 막장 전개 중심의 자극적인 트렌드와는 거리를 두고, 치유와 성장을 다룬 휴먼 코미디물이다. 그만큼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시청률이라는 냉정한 지표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16일 방송된 11회는 극적 반전이 도드라졌다. 서의준(공명)의 과거와 수간호사 백혜미(배해선)의 충격적인 비밀이 밝혀지며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특히 백혜미가 서의준의 생모였고, 아들을 위해 그간 그의 아버지를 요양원 지하 밀실에 숨겨온 사실이 드러나며, 캐릭터의 복잡한 내면과 감정선이 절정을 이뤘다. 요양원을 찾아온 서의준 앞에 맨손으로 술병을 든 아버지가 돌연 등장하고, 그 앞을 막아선 백혜미가 쓰러지는 장면은 엔딩의 몰입도를 끌어올렸지만, 시청률 상승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전체적인 시청률 흐름을 보면, ‘금주를 부탁해’는 출발부터 꾸준한 3%대를 유지하며 완만한 곡선을 그렸다. 4회에서 기록한 3.7%가 자체 최고 시청률이며, 그 외 에피소드 대부분은 3.0~3.4%에 머물렀다. 전개 속도는 다소 느렸지만 정서적 울림이 있는 대사와 인물 중심의 구성은 평단에서는 호평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1회 연속 3%대에서 벗어나지 못한 점은 씁쓸함을 남긴다. 특히 tvN이 선보여 온 전작들의 흐름과 비교하면 아쉬움은 더욱 두드러진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나의 아저씨', '우리들의 블루스' 등 따뜻한 메시지를 담았던 힐링 드라마들이 5~10%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금주를 부탁해’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최종화를 앞두고 시청자들은 “가정사가 너무 막장 ㄷㄷ’, “1회부터 몰아서 봐야겠네요”, “의준이 너무 불쌍해…”, “너무 재밌는데 오늘이 마지막이라니”, “역시 엄마였군요 엄마인가 했는데”, “이렇게 새드엔딩...?ㅠㅠ”, “끝난다고 하니까요 아쉬워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주연 배우들은 종영을 앞두고 각자의 소회를 전했다.
극 중 금주에 도전하는 베테랑 정비사 ‘한금주’ 역으로 활약한 최수영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대학생을 지나 30대의 사랑까지, 한 사람의 시간을 따라가며 연기할 수 있어 아주 특별한 작품이었다”며 “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를 함께 만들어준 공명 배우에게 특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금주를 부탁해’가 어느 날 문득 무언가에 기대고 싶어질 때, 곁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드라마의 감정선을 이끌었던 공명은 “촬영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마지막 방송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고,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한 시간은 무엇보다 값진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극 중 술고래 가족을 향해 금주령을 선포한 엄마 김광옥 역의 김성령은 “함께 웃고 고민하며 만든 이 따스한 이야기가 시청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었기를 바란다”며 “음주가 일상이 된 사회지만 건강을 해치는 술 문화는 이제 그만! 우리 모두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보천마을의 ‘웃음 유발자’이자 아버지 한정수 역을 맡은 김상호는 “가족들의 소소한 일상을 그린 덕분에 촬영 내내 유쾌하고 따뜻했다”며 “이 작품이 시청자 여러분께도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쌍둥이 엄마이자 한금주의 언니 한현주를 연기한 조윤희는 “좋은 호흡의 배우들과 함께할 수 있어 매 순간이 감사했고, 특히 장유정 감독님과 함께하며 진심으로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며 “마음을 다해 사랑해 주신 시청자분들께도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시청률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지만, ‘금주를 부탁해’는 자극적인 전개보다 관계와 회복을 중심으로 풀어낸 정통 휴먼 드라마로서, 월·화요일 저녁에 잔잔한 위로를 선사했다. 각기 다른 상처를 지닌 인물들이 성장해 나가는 서사를 통해 ‘금주’라는 낯선 소재에 따뜻한 인간미를 더했고, 마무리까지 일관된 메시지로 일상의 의미를 되짚게 했다.
‘금주를 부탁해’는 17일 오후 8시 50분 tvN에서 최종화를 방송하며 막을 내린다. 후속으로는 추영우, 조이현 주연의 ‘견우와 선녀’가 23일부터 방송된다.

※ tvN 월화드라마 ‘금주를 부탁해’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5.12) 3.4%
-2회(05.13) 3.0%
-3회(05.19) 3.2%
-4회(05.20) 3.7%
-5회(05.26) 3.2%
-6회(05.27) 2.8%
-7회(06.02) 3.1%
-8회(06.03) 2.7%
-9회(06.09) 3.1%
-10회(06.10) 3.0%
-11회(06.16)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