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8만명 정도만 본 작품인데…넷플릭스 공개 직후 단숨에 '1위' 등극한 한국영화
2025-06-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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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뜻밖의 작품이 국내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 올라 눈길
극장에서와 달리 안방극장으로 분류되는 '넷플릭스'에서는 호응을 얻고 있다는 한국 영화가 있다.
바로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해 10월 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누적 관객 수 8만 8천 명을 기록하며 흥행에는 실패한 작품이었다. 범죄·스릴러 장르 특성상 대중적인 관심을 끌기 어려운 데다, 촬영을 마친 지 5년 만에 개봉한 이른바 '창고영화'였다는 점도 관객의 흥미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거대 자본이 투입된 대작이 아니고, 가족 단위 관람이 주를 이루는 극장가 분위기 속에서 다소 어두운 정서의 작품은 한계가 명확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이 영화는 전혀 다른 반응을 이끌어냈다.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는 공개 이틀 만인 18일 오전 기준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동시기에 공개된 외국 작품들을 제치고 단숨에 정상에 오른 결과다. 관객이 외면했던 작품이 넷플릭스에서는 정반대 성적을 낸 셈이다.

이러한 '극장 실패, OTT 역주행' 현상은 새로운 소비 방식의 변화를 반영한다. OTT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플랫폼인 만큼, 관람 진입장벽이 낮다. 특히 넷플릭스는 알고리즘을 통해 범죄물, 스릴러 장르를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해당 영화를 빠르게 노출시킨다. 이는 빠르게 입소문으로 이어지고, 자연스럽게 순위 상승을 견인한다.
극장에서 비용과 시간을 들여 볼 만큼 관심이 가진 않았던 작품이, 집에서는 클릭 한 번으로 가볍게 시도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전환되면서 ‘숨은 명작’이 새롭게 조명받는 것이다. 특히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처럼 짧은 러닝타임과 빠른 전개, 반전을 포함한 장르는 몰입도가 높아 OTT 환경에 더 적합하다.
이 영화는 생계형 형사 두 명이 부패한 조직의 검은 돈을 훔치려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정의와 불의의 경계가 흐릿한 인물 설정, 욕망과 죄책감이 얽힌 내면 갈등은 현실적인 소재와 결합해 깊은 공감을 유도한다. 이처럼 OTT 시청자들은 단순한 오락 이상의 심리적 서사와 사회적 메시지를 함께 소비하는 경향이 강하다.

배우들의 호연 역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정우는 수사와 부업을 병행하는 명득 역을 맡아 진한 현실감을 보여주고, 김대명은 동혁 역으로 그의 파트너 역할을 완벽히 소화했다. 여기에 광수대 형사 승찬 역을 맡은 박병은의 집요한 연기까지 더해지며, 전체적인 서스펜스 밀도를 높였다.
영화는 시체스 국제판타스틱 영화제와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으며, 장르적 완성도에 있어 해외에서도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끊임없는 긴장감은 'OTT 특화 장르'라는 평가에 손색이 없다.
콘텐츠 유통의 무게 중심이 극장에서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장르성과 작품성을 기반으로 한 영화들이 OTT를 통해 역주행하는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순위 (18일 오전 11시 00분 기준)는 다음과 같다.
1. 더러운 돈에 손대지 마라
2. KO
3. 벼랑 끝에 서서
4. 회사원
5. 브로큰
6. 승부
7. 월드 워Z
8.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
9. 타이탄: 오션게이트 잠수정 참사
10. 모나리자 스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