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만에 부활…개봉 하루 전 예매율 1위 휩쓴 레전드 '19금 영화'

2025-06-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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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비 약 1068억 원이 투입된 올 여름 최고 화제작

대니 보일 감독과 각본가 알렉스 가랜드가 23년 만에 다시 뭉친 좀비 대작 '28년 후'가 개봉 하루 전 예매율 정상을 점령하며 올 여름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영화 '28년 후' 예고편 캡처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 예고편 캡처 / 소니픽쳐스코리아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 결과, '28년 후'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21.6%를 기록하며 전체 예매율 1위에 올랐다. 현재 예매 관객 수는 5만 478명에 달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드래곤 길들이기'(9.8%), '하이파이브'(6.1%), '엘리오'(13.8%), 'F1 더 무비'(17.2%) 등 주요 경쟁작들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8년 후'는 분노 바이러스 창궐 28년 후를 배경으로 한다. 바이러스로 황폐해진 세상에서 생존자들이 철저한 격리 상태로 살아가는 '홀리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소년 스파이크(알피 윌리엄스)가 주인공이다. 그는 생애 첫 섬 밖 나들이에서 진화한 감염자들과 맞닥뜨리며 극한의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화제는 원조 제작진의 완전 복귀다. 2002년 현대 좀비물의 새 지평을 연 '28일 후'의 대니 보일 감독과 각본가 알렉스 가랜드가 다시 손을 잡았다. 또한 전작 주연 킬리언 머피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시리즈의 정통성을 더했다.

영화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 스틸컷 / 소니픽쳐스코리아

'28일 후'는 좀비 장르 역사를 새로 쓴 기념비적 작품이다. 기존 느림보 좀비를 뛰어다니는 감염자로 탈바꿈시키고, 단순한 시체가 아닌 '분노 바이러스' 감염자라는 설정을 도입했다. 감염자들은 인육을 먹지 않고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려 하며, 타액이나 혈액 접촉으로 전염되고 굶어 죽는다는 독창적 설정을 선보였다.

제작비 약 800만 달러(약 1040억)를 투입해 7500만 달러(약 9750억)를 벌어들인 이 작품의 성공은 이후 '새벽의 저주', '월드워Z', '부산행', '워킹 데드', '라스트 오브 어스' 등 수많은 후속 좀비물들에 영향을 미쳤다.

2007년 개봉한 후속작 '28주 후'는 월드와이드 6500만 달러 수익을 거뒀지만, 원작 제작진이 불참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정식 속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실제 원작자인 대니 보일 감독과 알렉스 가랜드 역시 '28주 후'를 정식 속편으로 인정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28년 후'를 진정한 후속작으로 여기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3년 만에 돌아온 영화 '28년 후'는 바이러스 창궐 직후를 다룬 전작과 달리 28년이 흐른 시점의 생존자 공동체와 진화한 감염자들의 대립을 그린다. 홀리 아일랜드는 전기나 연료 없이 과거 사회로 되돌아간 듯한 모습을 보인다. 간조 때 본토와 연결되는 이 섬에서 스파이크는 아픈 어머니 치료를 위해 아버지와 함께 위험천만한 본토 여행을 떠나게 된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기존 달리는 좀비에 더해 사냥 능력을 갖춘 감염자, 기어다니는 감염자, 초인적 힘과 지능을 가진 리더 감염자 등 다양하게 진화한 형태들이 등장한다.

영화 '28년 후'의 대니 보일 감독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의 대니 보일 감독 / 소니픽쳐스코리아

대니 보일 감독은 18일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물론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결국 이 영화를 다시 만든 건 팬들의 사랑"이라고 제작 동기를 밝혔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도 영향을 줬고, 영국의 브렉시트도 이 작품과 관련이 있을 거다"면서도 "우리한테 가장 중요했던 건 20년이 넘도록 식지 않는 팬들의 애정이었다"고 덧붙였다.

7800만 달러, 한화 약 1068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이번 작품은 3부작으로 기획됐다. 2편은 이미 촬영을 완료해 내년 개봉 예정이며, 3편도 촬영 준비 중이다. 킬리언 머피는 2편 마지막 부분부터 본격 등장해 3편 전체를 이끌게 된다.

보일 감독은 "결국 배우 킬리언 머피가 이 시리즈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며 "2편 마지막 부분에서 킬리언 머피가 등장하는 장면을 미리 봤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1편이 가족의 본질에 관한 영화라면, 2편은 악의 본질을 다룬다. 두 번째 영화는 1편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위험한 영화가 될 거다. 3편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킬리언 머피의 영화라는 건 말할 수 있다"며 향후 시리즈 방향을 밝혔다.

영화 '28년 후' 속 한 장면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 속 한 장면 / 소니픽쳐스코리아

이번 영화에서 단연 눈에 띄는 캐스팅은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 랄프 파인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볼드모트, '킹스맨'의 옥스포드 공작, '콘클라베'의 로렌스 단장 등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그는 이번 영화에서 미스터리한 생존자 '켈슨 박사' 역을 맡았다. 예고편 속 그는 온몸에 붉은 칠을 하고 기괴한 뼈탑들 사이에 등장하는 강렬한 비주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랄프 파인즈는 "지켜보는 재미가 있는 캐릭터"라며 "더욱 강한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머리를 삭발했다"고 역할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영화 '28년 후'에 출연한 배우 랄프 파인즈 / 소니픽쳐스코리아
영화 '28년 후'에 출연한 배우 랄프 파인즈 / 소니픽쳐스코리아

개봉에 앞서 특별 프로모션도 화제다. 멀티플렉스 극장 3사와 함께 진행하는 '분노 백신 만 원 티켓' 이벤트를 통해 10년 전 가격인 1만 원에 관람할 수 있다. 상영 기간 내내 적용되는 이 혜택은 소니 픽쳐스 코리아의 영화 산업 발전과 접근성 향상을 위한 특별 프로젝트다.

대니 보일 감독은 "영화라는 매체에는 본능적인 측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대한의 한계치까지 밀어붙여야 한다는 책임을 느낀다"며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렬한 체험을 선사하고 싶다, 후속작을 넘어선 완전히 새로운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유튜브, 소니픽쳐스코리아

예고편을 본 팬들 역시 "올해 최고의 기대작", "예고편만 봐도 명작 오브 명작임", "와 드디어 이게 나오네...", "28일 후가 처음으로 TV에 예고편으로 나왔을 때가 기억난다. 벌써 20년이 넘었네", "살아서 다시 이 시리즈를 보게 되다니", "기대를 넘어서 압도된다", "레전드의 귀환! 20년을 기다렸다", "무조건 보러 간다", "지금까지 본 좀비 영화 중 가장 재밌게 봤던 영화. 이번 후속편도 엄청 기대하고 있다" 등 뜨거운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23년 만의 정통 후속작으로 돌아온 '28년 후'가 전작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올 여름 박스오피스를 장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화는 1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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