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마리 넘게 집단 서식…한국서 발견돼 난리 난 세계적 '멸종 위기' 동물

2025-06-21 18:00

add remove print link

강원 삼척시 광동댐 일대서 집단 서식 확인

만개한 기린초 모습. 멸종위기종인 붉은점모시나비는 기린초를 먹고 산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만개한 기린초 모습. 멸종위기종인 붉은점모시나비는 기린초를 먹고 산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국제적 멸종위기종이 우리나라 삼척에 무려 200마리 넘게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으로 꼽히는 신비로운 희귀 동물이다.

멸종위기인 붉은점모시나비 200여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는 곳이 확인됐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립생태원은 강원 삼척시 광동댐 일대를 3년간 조사한 결과 200마리 이상의 붉은점모시나비가 서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붉은점모시나비는 환경부가 지정한 1급 멸종위기 야생생물이자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CITES)의 보호를 받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붉은점모시나비의 날개에는 붉은 원형 무늬가 있어 영어권에서는 그리스 신화에서 태양을 관장하는 신 아폴로의 이름을 따서 '아폴로 버터플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런 아름다운 무늬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비'로 꼽히기도 한다.

붉은점모시나비 모습 / 조용철 작가 제공-연합뉴스
붉은점모시나비 모습 / 조용철 작가 제공-연합뉴스

붉은점모시나비는 과거에는 한반도 전역에서 볼 수 있었다. 1980년대만 해도 강원 춘천시 강촌과 경기 남양주시 천마산 등 20곳 이상에서 채집됐다. 그러나 현재는 강원도 삼척시와 경기도 연천군 등 극히 일부 지역에서만 붉은점모시나비의 서식이 확인되는 상황이다.

붉은점모시나비는 사람들의 무분별한 남획과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 특히 붉은점모시나비 유충은 장미목 돌나물과에 속하는 관속 식물인 기린초를 먹는다. 그런데 최근 기린초 서식지가 크게 줄어든 점이 멸종 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붉은점모시나비 집단 서식을 확인한 이번 조사는 2023년 5월 주민의 제보를 토대로 시작했다. 붉은점모시나비 집단 서식이 확인된 광동댐 상류 사면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암반이 많아 붉은점모시나비 유충이 먹는 기린초가 자라기 적절하며 사람의 출입도 제한돼 포획 위협에서 안전하다고 국립생태원은 설명했다.

그동안 당국과 학계가 붉은점모시나비 복원 사업을 지속해서 벌여왔다. 하지만 추운 기후에 적응한 한지성 나비로 기후변화에 민감해 멸종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국립생태원은 광동댐을 비롯해 전국 붉은점모시나비 서식지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 종 복원에 필요한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붉은점모시나비 유충이 먹는 '기린초'는 무엇인가?)

기린초는 돌나물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 식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에 자생한다. 높이 10~30cm로 바닥을 기며 자라며 두꺼운 다육질 잎은 타원형 또는 난형으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6~8월에 노란 꽃이 산방꽃차례로 핀다.

양지바르고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잘 자라며 반그늘에서도 생존한다. 관상용으로 인기 있고 어린잎은 식용으로, 한방에서는 이뇨와 강장제로 사용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