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겼어야 했는데...” 한국 축구, 첫판부터 0-1 ‘충격패’ 당했다
2025-06-1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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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 울산, 클럽월드컵 첫판서 남아공팀에 0-1 석패
남은 경기는 플루미넨시·도르트문트 '첩첩산중'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울산 HD가 국제 무대 첫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한국 축구를 대표해 출전한 울산은 18일 오전 7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마멜로디 선다운스에 0-1로 패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당초 이날 경기는 낙뢰로 인해 킥오프가 1시간 이상 지연되며 오전 8시 5분에 시작됐다. 하지만 경기 흐름을 바꿀 만한 변수보다는 조직력과 집중력의 부족이 더 큰 문제였다. 예상외의 패배로 울산은 조 최하위(4위)에 머물렀고, 남은 두 경기에서 플루미넨시(브라질), 도르트문트(독일)라는 강호들을 상대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 스리백 선택한 김판곤호…초반 공세에도 마멜로디에 실점 허용
울산은 이날 3-4-3 형태의 스리백 전술을 가동했다. 김영권, 트로야크, 서명관이 수비 라인을 맡았고, 중원에는 루빅손, 고승범, 정우영, 엄원상이 배치됐다. 전방에는 에릭이 원톱으로, 이청용이 측면에서 공격을 지원했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경기 초반 울산은 후방 빌드업을 통해 상대를 끌어내며 측면에서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4분, 엄원상이 내준 공을 에릭이 날카롭게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아쉽게 골대를 넘겼다. 이 장면은 울산이 이날 경기에서 기록한 가장 위협적인 장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전세는 금세 바뀌었다. 마멜로디는 빠른 역습과 세트피스를 활용하며 점차 라인을 끌어올렸다. 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울산 골문을 흔들었지만 VAR 결과 핸드볼 파울로 득점은 무효 처리됐다.
그러나 전반 36분, 마멜로디의 정교한 스루패스가 울산 수비 라인을 무너뜨리며 실점으로 이어졌다. 보야니치와 트로야크가 레이너스의 침투를 적절히 커버하지 못했고, 결국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 동점골을 위한 총공세…끝내 무득점에 그친 울산
울산은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정우영과 보야니치를 빼고 이진현, 이희균을 투입하며 중원의 활동량을 높이려 했지만, 마멜로디의 견고한 수비 블록을 뚫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후반 36분, 라카바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힌 뒤 에릭이 재차 시도했으나 골대를 살짝 빗나가며 동점 기회를 놓쳤다. 후반 40분에는 루빅손이 박스 근처까지 돌파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혀 슈팅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울산의 공격은 정확도와 결정력 부족에 발목을 잡혔다. 반면 마멜로디는 후반 추가시간까지도 날카로운 역습을 통해 울산 수비진을 위협하며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 김판곤 감독 "스리백은 긍정적…그러나 조직력 아쉬웠다"
경기 후 김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리백 전술을 평가해달라는 질의에 "엄원상과 루빅손에게 더 공격적인 침투를 기대했다. 특히 엄원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반에도 좋은 기회를 만들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기대했던 승리와 승점을 얻지 못해 아쉽지만, 이 대회를 대비하면서 준비했던 전술은 어느 정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 1패로 조 최하위…남은 상대는 ‘브라질 챔피언 + 분데스리가 강호’
현재 F조의 다른 경기에서는 플루미넨시(브라질)와 도르트문트(독일)가 0-0으로 비기며 나란히 승점 1점을 챙긴 상황. 반면 울산은 유일한 패배 팀이 되며 3위와도 승점 차가 생겼다.
김 감독은 “우리는 1승 2무로 16강 진출을 목표로 잡고 있었고, 이번 경기가 승부처여서 이겼어야 했다”며 “남은 두 경기 상대들이 더 강하지만, 잘 회복해서 조직적으로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울산은 22일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플루미넨시, 26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도르트문트와 맞붙는다. 두 경기 모두 객관적 전력 차가 크고, 울산은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입장이다. 남은 일정에서 조직력 회복과 전술 완성도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