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격 주의” 대전 도심에 떼로 출몰한 '이 동물'…현수막까지 등장

2025-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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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앞뒤를 구분하고, 주로 뒤통수를 노리는 습성 있어

최근 대전 도심 곳곳에 까마귀의 위협적인 출몰이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행인을 향한 급강하와 위협 비행이 실제로 벌어졌고, 자치구청은 안전 행동 수칙을 담은 현수막까지 설치하며 대응에 나섰다.

까마귀 공격에 몸을 숨기는 남성.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유튜브 'KBS울산'
까마귀 공격에 몸을 숨기는 남성.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유튜브 'KBS울산'

대전 중구청과 대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중순까지 까마귀 관련 민원이 10건 이상 접수됐다고 대전일보는 최근 보도했다. 대부분 성체 까마귀가 행인 머리 위를 선회하거나 갑자기 뒤쪽에서 날아드는 사례로, 실제로 "공격받을 뻔했다"는 호소가 잇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현재는 까마귀의 번식기 후반으로, 새끼들이 둥지를 떠나 비행 연습을 시작하는 시점”이라며 “성체들은 둥지 인근을 지키기 위해 외부 접근을 경계하고 사람을 천적으로 인식할 경우 공격성을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까마귀는 특히 높은 지능을 지닌 조류로 알려져 있어 “사람의 앞뒤를 구분하고, 주로 뒤통수를 노리는 습성이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까마귀 떼가 날아오르고 있다 / 뉴스1
까마귀 떼가 날아오르고 있다 / 뉴스1

이와 관련해 중구청은 이달 초 대흥동 일대 민원 현장을 점검한 뒤, 까마귀 둥지 주변 통행 시 모자 착용 및 우회 권고 등의 내용을 담은 주의 현수막을 설치했다. 구청 관계자는 “10일부터 안내 현수막을 통해 시민들에게 안전 수칙을 안내 중”이라며 “해당 지역은 현재 출몰이 다소 소강 상태지만, 계속해서 소리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매체에 전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대흥동 인근에선 둥지에서 막 벗어난 새끼 까마귀 두 마리가 나무 위와 출입구 주변 그루터기 등에서 날갯짓을 연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머리 위로 날아드는 성체 까마귀에 불안감을 호소하며 대응 강화를 요청하고 있다.

유튜브, KBS News

문제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도시 내 쓰레기 문제와도 연결된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심 속 까마귀 정착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 한 생태환경 전문가는 “까마귀는 잡식성이 강한 데다 학습 능력이 탁월해, 한 번 먹이가 풍부한 지역을 기억하면 다시 찾아오는 습성이 있다”며 “특히 음식물 쓰레기, 개방된 종량제 봉투 등은 안정적인 먹이터로 인식되기 쉽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에서도 최근 유사한 까마귀 출몰 사례가 보고되고 있으며, 주민들 사이에선 “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면서 조류가 자주 모인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환경 당국도 단순 민원 해결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인 쓰레기 수거 체계 개선과 도시 생태계 맞춤형 관리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떼까마귀. 기사와 무관 / 뉴스1
떼까마귀. 기사와 무관 / 뉴스1

생태 전문가들은 “까마귀의 도심 출몰은 일시적 자연 현상이라기보다는 인간 환경 변화에 대한 생물의 적응”이라며 “일회성 대응이 아닌 구조적인 환경 개선이 요구된다”고 조언했다.

시민들은 외출 시 우산이나 모자를 착용해 머리를 보호하고, 까마귀 둥지로 추정되는 지역은 가급적 우회해 통행하는 등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구청과 서구청은 까마귀 출몰 상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필요시 민원 대응과 현장 점검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쓰레기 헤집는 까마귀들 / 뉴스1
쓰레기 헤집는 까마귀들 / 뉴스1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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