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76분 만에 끝냈다…차유람 꺾고 '역대급 기록' 쓴 당구선수 정체
2025-06-2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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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커리어에서 개막전 우승은 이번이 처음
단 76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당구 여제' 김가영이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상대는 LPBA 무대에서 처음 결승에 오른 차유람이었고, 결과는 세트스코어 4대0 완승. 기록과 내용, 모두 완벽했다.

지난 22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우리금융캐피탈 L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김가영은 차유람을 11-1, 11-6, 11-2, 11-6으로 제압하며 8회 연속 우승이란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다.
이날 경기 시간은 단 76분으로, LPBA 투어 결승전 역대 최소 시간 승리로 남았다. 이전 기록은 2023-24시즌 9차 투어에서 김민아가 세운 97분이다.
이번 우승으로 김가영은 LPBA 통산 15승째를 달성했고, 상금 4000만원을 추가하며 누적 상금 7억2180만원을 돌파했다. 이는 LPBA 최초의 7억 원 돌파 사례다. 그동안 유독 개막전과는 인연이 닿지 않아 스스로도 '개막전 징크스'를 언급했지만, 이번 우승으로 그 한계를 넘어섰다.
김가영은 경기가 끝난 이후 "개막전 트로피를 꼭 갖고 싶었는데 이번에 갖게 돼 기쁘다. 트로피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고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는 김가영의 경기력만 놓고 보면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1세트를 단 5이닝 만에 11-1로 끝내면서 초반 분위기를 단숨에 가져왔고, 2세트와 3세트도 무리 없이 따냈다. 4세트 초반 잠시 흔들리는 듯했지만, 오히려 침착한 운영으로 재역전하며 경기를 매듭지었다.
상대였던 차유람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결승에 올라 주목받았지만, 상대가 너무 강했다. 차유람은 지난 시즌 두 차례 4강에 오르며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고, 이번 대회에서도 상승세를 탔으나, 김가영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김가영과의 상대 전적은 이날 경기 전까지 5전 전패였고, 이번 패배로 6전 전패가 됐다.
김가영은 이번 우승으로 다시 한 번 자신의 지배력을 확인시켰다. 지난해 8월 에스와이 바자르 하노이 오픈 이후 이번 대회까지 연속 우승 기록을 8로 늘렸고, 시즌 개막과 동시에 10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후반 김예은에게 패하며 한 차례 끊겼던 연승이었지만, 이내 다시 흐름을 되찾고 있다.
LPBA가 출범한 이후 수많은 신예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김가영은 여전히 가장 높은 벽으로 남아 있다. 기록과 커리어, 경기력 모두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그는 '당구 여제'라는 별명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