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마리가 한꺼번에…대낮 도로에 나타나 난리 난 ‘뜻밖의 동물’
2025-06-2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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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칠곡군의 한 도로에 나타난 야생 동물 가족
경북 칠곡군의 한 도로에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야생 동물 가족이 나타나 방문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4일 칠곡군에 따르면 석적읍 망정리와 지천면 황학리를 연결하는 군도 5호선 한골재 정상 부근, 일명 '요술고개'에서 집토끼로 추정되는 야생 토끼들이 연이어 목격되고 있다. 이들 토끼는 사람이 다가가도 도망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먼저 사람 곁으로 다가오는 특이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이 고개는 원래 차량의 착시현상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겉으로는 내리막길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약 2.4% 경사의 오르막길이다. 차량 시동을 끄고 기어를 중립에 놓으면 마치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차가 뒤쪽으로 밀려나는 듯한 신기한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이러한 착시가 일어나는 구간은 대략 180미터 정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신비로운 도로에 새로운 볼거리가 추가됐다. 바로 사람과 친근하게 교감하는 토끼들의 등장이다.
SNS에는 요술고개에서 토끼와 만난 경험담과 사진, 동영상이 연달아 게시되고 있다. "먹이를 줘도 도망가지 않는다" "네 마리가 함께 있었다" "토끼가 먼저 다가왔다" 등의 후기가 확산되면서 이곳이 새로운 '야생 토끼 관찰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착시 현상 체험과 더불어 사람과 교감하는 야생동물과의 만남은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 방문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토끼를 직접 만나지 못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토끼를 기다리는 아이들의 모습 자체가 동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사진과 행동 패턴을 봤을 때 이들 토끼는 멧토끼(산토끼)보다는 집토끼나 교잡종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집토끼는 유럽 남서부와 북서부 아프리카의 굴토끼에서 가축화된 동물이다.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일본을 통해 처음 들어와 사육되기 시작했다.
집토끼는 동글동글하고 온순한 인상의 외모가 특징이며, 눈동자가 크고 귀여운 모습을 하고 있다. 뒷다리가 발달해 위험 상황에서는 시속 80km까지 달릴 수 있으며, 발바닥의 조밀한 긴 털 덕분에 지면을 잘 디딜 수 있다. 무리 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로 굴을 파고 살며, 번식력이 뛰어나다는 특성이 있다.
이들 토끼는 초식성으로 식물의 줄기와 잎, 씨앗, 과일, 당근 같은 채소류를 주로 섭취한다. 요술고개에서 목격되는 토끼들도 방문객들이 제공하는 먹이에 익숙해진 것으로 보인다.

고요한 숲길을 따라 걸으며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토끼를 기다리는 시간은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아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은 이 길은 인근 황학저수지나 유학산과 연계한 드라이브 코스로도 활용되고 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도깨비 도로로 불리는 요술고개는 칠곡이 품고 있는 작지만 특별한 자연의 신비"라며 "앞으로도 지역 곳곳의 자연 자원과 이야기를 발굴해 군민의 쉼터이자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가꿔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