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못 쉬고 죽을 수 있다?…선풍기 관련 '이 괴담' 절대 믿지 마세요

2025-06-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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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급속히 확산된 선풍기 질식사 괴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선풍기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선풍기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한국에서 오랫동안 회자된 선풍기 질식사 괴담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면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야기는 주로 여름철 선풍기를 밤새 사용하는 가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과 연관 지어 퍼지기 시작했다. 특히 과거 선풍기가 한국 가정에 본격적으로 보급될 시기 새로운 기술에 대한 낯섦과 두려움이 이 괴담의 기원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당시 일부 언론 보도와 구전 설화는 선풍기가 공기를 빨아들이거나 산소를 소모해 방 안의 산소량을 줄인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선풍기의 강한 바람이 체온을 급격히 낮춰 저체온증을 유발하거나 호흡을 방해한다고 믿었다.

이런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공포심을 불러일으키며 널리 퍼졌다. 특히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이 괴담은 한국 사회에서 하나의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았고 여름철 선풍기 사용을 꺼리는 가정도 적지 않았다.이 이야기는 세대를 거쳐 전해지며 여름철이면 종종 화제가 됐다. 심지어 일부 어르신들은 여전히 이 믿음을 고수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선풍기 괴담은 과학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다. 선풍기는 공기를 순환시키는 기계일 뿐 산소를 소모하거나 이산화탄소를 생성하지 않는다. 밀폐된 공간에서도 선풍기는 산소 농도를 변화시키지 않으며 질식은 산소 부족이나 유독 가스 축적 같은 극단적 상황에서만 발생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선풍기 자료 사진. 한국에서 오랫동안 회자된 선풍기 질식사 괴담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면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야기는 주로 여름철 선풍기를 밤새 사용하는 가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과 연관 지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선풍기 괴담은 과학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다.    / 연합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선풍기 자료 사진. 한국에서 오랫동안 회자된 선풍기 질식사 괴담은 밀폐된 공간에서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을 자면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이야기는 주로 여름철 선풍기를 밤새 사용하는 가정에서 발생한 사망 사건과 연관 지어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런 선풍기 괴담은 과학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다. / 연합뉴스

의학 전문가들은 선풍기 사용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한다. 과거 선풍기와 연관된 사망 사례는 대부분 열사병, 심장마비, 뇌졸중 같은 기존 건강 문제나 고령자의 취약성과 관련이 있었다.

예를 들어 무더운 여름철 환기가 부족한 환경에서 고령자가 사망한 경우 선풍기를 켜놓았다는 이유만으로 괴담과 연결되곤 했다. 또 저체온증 주장은 상온의 실내에서 선풍기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 과학적 연구와 전문가 의견을 통해 이 괴담은 거짓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원은 2006년 공식적으로 선풍기 질식사 주장이 근거 없음을 발표하며 선풍기는 안전한 가전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이 괴담은 문화적 잔재로 남아 일부 사람들 사이에서 여전히 언급되고 있다. 이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오해와 공포가 어떻게 비과학적 믿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 괴담은 과학적 사실보다는 사회적, 심리적 요인에 의해 오랫동안 지속된 전형적인 도시전설로 최근에는 대부분 허구로 인식된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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