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 확산에 한은·BIS 경고 “디지털 화폐가 금융 붕괴 부를 수도”
2025-06-25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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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 발표
한국은행과 국제결제은행(BIS)이 스테이블코인의 확산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해 경고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법정화폐 등에 연동돼 비교적 안정적이라고 알려졌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금융시장 불안과 외환시장 충격 등의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 보고서'를 통해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안정성과 준비자산에 대한 신뢰가 약화될 경우 디페깅 현상과 함께 대규모 상환 요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곧 '코인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코인런은 대규모 인출 사태로, 전통 금융 시스템에서의 뱅크런과 유사한 개념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상황이 단기자금시장에 충격을 주고 은행의 유동성 리스크로 확산되며, 결국 금융시스템 전반에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은 예금보험이나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기능 같은 안전장치가 부족해 시장 신뢰가 하락할 경우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의 문제점도 존재한다. 한은은 블록체인 관련 제도와 인프라가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기술 오류나 범죄 악용 등의 위험이 결제 및 운영 측면에 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외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비기축통화국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될 경우, 환율 변동성과 자본 유출입 확대 등 외환 리스크가 커지며 금융시스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됐다. 스테이블코인의 사용이 일반화되면 통화 신뢰성 저하와 은행의 신용 창출 기능 약화로 이어져 통화정책의 효과 자체가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스테이블코인의 높은 접근성과 효율성 등 장점으로 인해 제도화가 추진되고 있으나, 그 확산이 금융안정 및 경제 전반에 잠재적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국내외 시장 및 규제 동향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면서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기술 혁신은 저해하지 않되, 거시건전성과 통화정책 측면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금융당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국제결제은행(BIS) 역시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BIS는 오는 29일 발간 예정인 연례보고서 초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이 통화 주권을 약화시키고, 투명성 부족과 신흥국 자본 유출 가능성 등을 동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BIS는 규제 부재 상태에서 스테이블코인이 금융 안정성과 통화 주권에 위협이 될 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각국 중앙은행이 중앙은행 준비금, 상업은행 예금, 정부 채권 등을 통합한 '토큰화된 통합 원장'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러한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국내 스테이블코인 관련 시장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주요 스테이블코인 10종 기준으로 한 글로벌 시가 총액은 5월 말 기준 2309억 달러에 달했다. 사용 범위 역시 가상자산 시장을 넘어 일상 결제와 가치 저장 수단으로까지 확대되는 추세다.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움직임은 한국에서도 활발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지난 6월 10일 발의된 '디지털자산기본법안'은 자기자본 요건만 충족하면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사도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금융권과 핀테크, 게임업계에서는 상표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KB국민은행은 KBKRW, KRWKB, KKRWB 등 총 17개 상표를 9류와 36류로 나눠 32건 출원했다. 하나은행은 HanaKRW, KRWHana 등 16개 상표를 등록 신청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각각 12건, 18건의 상표권을 출원하며 진출 의지를 드러냈다.
게임사 넥써쓰는 바이낸스가 운영하는 BNB체인에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KRWx'를 등록하고, 국내에 상표도 출원했다. 이와 함께 USDx, EURx, JPYx 등 달러, 유로, 엔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상표도 출원하면서 글로벌 확장의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