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은지 너무 셔서 못 먹겠다면… ‘이것’ 한 스푼이면 밥도둑 된다
2025-06-28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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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익어서 처치 곤란인 묵은지 맛있게 먹는 방법
여름이 되면 김치는 생각보다 빨리 익는다. 특히 냉장고 한켠에 묵혀둔 묵은지는 시큼한 맛이 깊어지고 향도 강해져 그냥 꺼내 먹기에는 부담스러운 경우가 많다. 입맛 없을 땐 더더욱 손이 가지 않고, 애매하게 남은 양은 김치찌개로도 쓰기 애매해 결국 버려지는 경우가 잦다.

하지만 참기름 한 스푼과 설탕 한 꼬집만 더하면, 이 시큼한 김치가 놀라운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발효가 깊어질수록 강해지는 산미는 고소한 기름과 단맛을 만나면서 풍미가 부드럽게 잡히고, 날카로운 맛은 감칠맛으로 바뀐다. 조리법도 간단해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다.
◈ 참기름과 설탕, 묵은지를 살리는 한 끗 차이
묵은지를 활용할 때 가장 기본이 되는 방식은 ‘볶음’이다. 먼저 묵은지를 먹기 좋게 잘게 썬 뒤 기름 없이 팬에 살짝 볶아 수분을 날린다. 이때 설탕을 한 꼬집 넣어주면, 지나치게 강한 신맛을 부드럽게 눌러주고 전체적인 맛의 균형이 맞춰진다. 설탕은 단맛을 내는 것뿐 아니라 발효된 김치 특유의 산미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해, 참기름과 함께 넣었을 때 맛의 조화가 극대화된다.
마무리로 참기름 한 스푼을 넣고 30초 정도만 더 볶아주면, 고소한 향이 더해지며 전혀 다른 맛의 반찬으로 완성된다. 묵은지가 지닌 발효의 깊이는 유지하면서도 자극적인 산미는 고소함과 단맛에 감싸져 한결 부드럽고 먹기 쉬운 상태가 된다.
특히 밥에 비벼 먹기 좋고, 계란 프라이 하나만 얹어도 든든한 한 끼가 된다. 실제로 “김치 비빔밥은 이걸로만 한다”는 후기도 많다.
◈ 볶음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

묵은지는 볶음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팬에 참기름과 함께 볶은 묵은지를 밥과 함께 볶아내면 김치볶음밥이 된다. 이때도 소량의 설탕을 함께 넣으면 묵은지의 신맛이 눌리며 밥과 더 잘 어울리는 맛이 된다. 여기에 참치나 햄, 돼지고기 등을 추가하면 든든한 메인 요리로도 손색없다.
여름철에는 비빔국수나 쫄면 위에 토핑처럼 올려 먹어도 신맛과 고소함이 잘 어우러져 상큼한 맛을 살릴 수 있다. 김치전 재료로 활용할 때도 묵은지에 참기름과 설탕을 소량 섞은 뒤 부침 반죽에 넣으면 맛이 한층 부드러워진다. 묵은지를 넓게 펼쳐 밥과 참치를 말아 김밥처럼 만들거나, 주먹밥 속재료로 활용해도 잘 어울린다. 된장찌개나 생선조림에 곁들이면 감칠맛을 더해주는 비법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조리 방식 하나만 바꿔도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 너무 셀 땐 물에 살짝 헹구고 사용하기
물론 모든 묵은지가 다 같은 맛은 아니다. 특히 산미가 너무 강해진 김치는 볶음만으로도 맛이 잡히지 않을 수 있다. 이럴 때는 물에 살짝 헹궈 소금기를 줄인 뒤 조리하면 더 부드럽게 즐길 수 있다. 일부는 묵은지를 아예 고추장이나 된장과 함께 양념에 재워 새로운 반찬으로 만들기도 한다.
조리도 간단하고, 응용도 다양해 여름철 입맛 없을 때 가장 먼저 찾게 되는 반찬이 된다. 냉장고에 잠자고 있는 묵은지가 있다면 오늘 한 번 꺼내서 참기름 한 스푼, 설탕 한 꼬집으로 새로운 맛을 만들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