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 2000마리 바글바글…충남 아산에 한꺼번에 풀어준 '이 동물' 정체

2025-06-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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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호·삽교호에 실뱀장어 4만 2000마리 한꺼번에 방류

하천에 실뱀장어를 방류하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하천에 실뱀장어를 방류하는 모습.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충남 아산시가 해양수산부 주관 '전국 실뱀장어 방류 주간'에 맞춰 최근 아산호와 삽교호 일대에 실뱀장어 치어 4만 2000마리를 방류했다고 27일 밝혔다. 실뱀장어는 민물장어의 새끼(치어)다.

아산시에 따르면 이번 방류는 기후변화와 수질 오염, 서식지 훼손 등으로 급감한 토종 어족자원의 회복을 위해 추진됐다. 아산시는 아산호·삽교호가 과거 방조제 건설로 해수 유입이 차단돼 회유성 어종이 감소한 점에 주목하고 최근 어도 설치와 배수갑문 개보수 등 생태계 복원 기반이 마련되고 있는 상황에서 실뱀장어 방류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산시는 이번에 방류된 치어가 자연 생태계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사후 관리에 나설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아산시 관계자는 "토종 수산자원 복원으로 어업인의 소득 기반을 넓히고 내수면 어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이번에 방류 행사가 열린 아산호 창용선착장은 사업비 8억 1000만 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준공한 충남 최대 규모 내수면 전용 선착장이다. 어선 대피 공간을 확보하고 어업인의 작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한편 청주시도 27일 수산자원 및 어업인 소득 증대를 위해 문의면 대청호 수면에 뱀장어 치어인 실뱀장어 5500여 마리를 방류했다. 충북내수면연구소의 유전자·전염병 검사를 마친 길이 10cm 이상의 우량한 치어다. 대청호는 인공산란장 설치, 생태계 교란 어종 퇴치 등 사업으로 토종어류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실뱀장어 치어를 방류하는 조일교 아산시 부시장(왼쪽 2번째) 모습 / 아산시 제공
실뱀장어 치어를 방류하는 조일교 아산시 부시장(왼쪽 2번째) 모습 / 아산시 제공

한국에 서식하는 민물장어는 주로 뱀장어로 알려진 종이다. 한국의 하천, 강, 호수, 저수지 등 다양한 민물 환경에서 발견된다.

민물장어는 뱀장어목에 속하는 어류로 긴 뱀 같은 몸통과 부드러운 피부, 점액질로 덮인 외형이 특징이다. 이들은 일반적으로 몸길이가 60~100cm 정도이며 드물게 1.5m까지 자라는 개체도 있다. 몸 색깔은 회갈색 또는 어두운 초록빛을 띠며 배 쪽은 밝은 은백색이다. 민물장어는 야행성으로 주로 밤에 활동하며 낮에는 바위 틈이나 수초 사이에 숨어 지낸다.

민물장어의 생태는 독특하다. 이들은 회유성 어류로 바다와 민물을 오가며 생활한다. 이른바 강바다회유성 생물로 민물에서 성장하다가 산란을 위해 바다로 돌아가는 생애 주기를 가진다.

한국의 민물장어는 주로 동아시아 지역, 특히 일본, 중국, 대만 등과 공유되는 서태평양의 사르가소 해역 근처에서 산란한다고 알려져 있다. 새끼 장어 즉 실뱀장어는 해류를 타고 한국 연안에 도달한 뒤 강을 거슬러 올라가 민물에서 성장한다. 이 과정은 수년에서 십여 년에 걸쳐 이루어지며 성체가 되면 다시 바다로 돌아가 산란 후 생을 마감한다.

민물장어는 식성 면에서 잡식성에 가까우며 작은 물고기, 갑각류, 수생 곤충, 플랑크톤 등을 먹는다. 이들은 강바닥의 퇴적물 속에서 먹이를 찾는 데 능숙하며 강한 턱과 이빨로 먹이를 씹는다.

민물장어는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수질이 나쁜 곳에서도 생존할 수 있지만 수질 오염과 댐 건설로 인해 서식지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한국에서는 하천의 개발과 환경 변화로 민물장어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어 보호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국 정부와 환경 단체들은 민물장어의 개체 수 회복을 위해 양식 기술 개발과 서식지 보존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방류 사업도 진행된다.

이런 가운데 민물장어는 한국에서 중요한 식재료로 사용된다. 장어구이, 장어덮밥, 장어탕 등 다양한 요리로 사랑받으며 특히 여름철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다. 민물장어는 단백질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여겨진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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