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배달 가격, 매장 판매가와 왜 다른가 했더니... 이런 이유 있었다
2025-06-2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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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이중가격'에 커지는 소비자 부담
매장에서 먹으면 1만7900원인 치킨이 배달 앱에서는 2만900원으로 3000원 더 비싼 이유가 뭘까. 같은 음식을 배달로 주문할 때와 매장에서 먹을 때의 가격 차이가 벌어지는 '배달 이중가격제'가 외식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9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배달 중개 수수료와 배달비 부담 때문에 같은 음식이라도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외식 업체나 점주들이 늘고 있다. 배달가격제 또는 이중가격제로 불리는 가격 설정 때문이다.
버거킹의 경우 매장에서 9100원인 세트 메뉴가 배달 앱에서는 1400원 더 비싸다. 맘스터치는 지난 2월 이후 상당수 매장이 배달 메뉴 가격을 평균 15% 인상했다. 맘스터치의 대표 제품인 싸이버거 세트는 매장 가격은 7300원이지만 배달 가격은 8500원으로 1200원 더 비싸다. 이로 인해 '가성비'를 내세우는 맘스터치에서도 배달 치킨 가격이 2만원을 넘는 일이 벌어진다.
치킨 업종에는 올해 들어 배달가격제가 번지고 있다. 치킨의 배달 비중이 70∼80%로 높은 것을 고려하면 배달가격제 도입은 사실상 가격 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치킨 업계에서 매출이 가장 많은 bhc치킨은 이달 들어 배달 앱에서 메뉴 가격을 올린 가맹점이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고 밝혔다. 이 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선 가맹점 3분의 2가 가격을 올렸다.
예를 들어 서울시청 인근에서 배달 앱을 켰을 때 배달 가능 거리의 bhc 20개 매장 전체가 제품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매장은 대표 메뉴인 뿌링클과 인기 신제품 콰삭킹을 포함한 치킨 가격을 2000원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권장소비자가격이 2만1000원인 뿌링클과 콰삭킹의 배달 가격은 2만3000원이 됐다. 뿌링클과 콰삭킹 콤보와 순살 제품 역시 배달 가격은 2만5000원으로 권장가(2만3000원)보다 2000원 비싸졌다.
배달 가격을 3000원 올린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서울 종로구와 양천구 등의 일부 매장은 콰삭킹 콤보가 2만6000원이다. 부산과 광주에서도 각종 콰삭킹 제품을 3000원씩 인상한 곳이 각각 다섯 곳 이상이다.
bhc치킨은 본사 차원에서 배달가격제를 도입한 것은 아니다. 가맹점주가 가격을 인상하려면 본사와 협의를 거쳐야 했지만, 이달 초부터는 점주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bhc 매장 중에도 지역과 상권에 따라 가격을 1000원만 인상하거나 상황을 지켜보면서 아직 올리지 않은 곳도 있다. 경쟁 프랜차이즈인 BBQ와 교촌치킨은 아직 배달가격제 도입 계획은 없으나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자담치킨은 지난 4월 치킨 프랜차이즈 중에서 처음으로 본사 차원에서 치킨 배달 메뉴 가격을 2000원씩 올렸다. 굽네치킨도 올해 앞서 서울과 경기 등 일부 가맹점에서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외식업체가 배달앱으로 주문받아 배달하는 경우 중개 수수료와 결제 수수료, 배달료로 지출하는 금액은 음식값의 30%(2만원 주문 기준 6116원)에 이른다.
햄버거 업종에서는 주요 브랜드 대부분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려받는다. 버거킹 대표 메뉴 와퍼 세트는 배달로 주문하면 1만원이 넘는다. 와퍼 세트 배달 가격은 1만600원으로 매장 가격(9200원)보다 1400원 비싸다. 4인 가족 배달 주문을 기준으로 5600원을 추가 지불해야 한다.
롯데리아는 지난해 버거 세트 배달 메뉴 가격을 1300원 추가했다. KFC와 파파이스도 지난해 배달가격제를 도입했으며 맥도날드는 배달 메뉴 가격을 더 비싸게 받은 지 오래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 이후 5년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6% 오르는 사이 외식 물가는 25% 뛰었다. 39개 외식 품목 중에서 김밥(38%), 햄버거(37%), 떡볶이(35%), 짜장면(33%) 순으로 많이 올랐다. 치킨 가격은 28%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