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가장 위험한 식재료... 살짝 섞인 고기 먹고 2명 사망한 사례까지
2025-06-30 10:15
add remove print link
부산에서 4명 중독 증상... 극소량만으로도 치명적
살점에 섞인 소량의 내장만으로도 2명 사망하기도

복어의 치명적인 독성이 또다시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 벌어졌다. 부산에서 복어를 직접 조리해서 먹고 복어독 중독 증상을 보인 4명이 병원으로 후송됐다.
30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오후 3시 38분쯤 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한 건물에서 복요리를 해 먹은 50대 A씨를 비롯한 4명이 복어독 중독 증상을 보였다. 이들은 어지럼증 등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복어독은 극소량만으로도 목숨을 해하는 독극물이다. 2021년 전남 완도군에서 아귀살에 묻은 복어독을 섭취한 2명이 사망한 적이 있다.
B(60)씨와 아내 C(53)씨, 이웃 D(74)씨가 함께 아귀탕을 먹었다. B씨는 통발로 잡은 아귀와 복어 등을 잡아 손질한 뒤 내장과 살점을 마당 건조대에서 말렸다. 다음날 D씨가 아귀 살점으로 아귀탕을 끓였고 B씨 부부를 초대해 식사했다. C씨와 D씨는 식사 후 호흡곤란과 몸이 마비되는 등 복어독 중독 증상을 보였다. 두 사람은 병원에 후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 B씨는 평소 아귀탕을 즐기지 않아 탕에 거의 손대지 않았지만 이상 증상을 느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당시 경찰은 "아귀 살점에 소량의 복어 내장이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걸 아귀탕으로 만들어 먹었다"며 "복어독은 소량만 먹어도 위험하다"고 밝혔다.
복어독은 복어의 생식선 속에 들어있는 치명적인 독소다. 청산칼륨의 1000배에 달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모래 한 알갱이보다도 가벼운 0.5mg이 치사량이다.
복어의 알과 내장에는 신경독소인 테트로도톡신이 함유돼 있어 중독될 경우 구토, 신경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20년간 복어독 식중독 사례는 총 13건으로 47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복어독은 신경과 근육의 세포막 표면의 나트륨 통로를 선택적으로 차단해 근육을 마비한다. 복어의 종류와 계절에 따라 복어독의 함유량이 달라진다. 부위별로는 난소(알), 간, 피부, 내장에 많고 육질에는 적다.
복어독은 내열성이 강해 보통의 조리 가열로는 파괴되지 않는다. 아무리 끓이고 구워도 독이 사라지지 않아 위험하다. 게다가 무색, 무취, 무미해 존재 여부를 관능적으로 감지할 수 없다.
복어독 중독 시 나타나는 증상은 단계적이다. 전형적인 신경독으로 증상이 심할수록 잠복기가 짧다. 1단계에서는 20분에서 3시간 내에 입술, 혀끝, 손끝이 저리고 두통, 복통, 구토가 나타난다. 2단계에서는 불완전 운동마비의 상태가 돼 지각마비, 언어장애 증상과 함께 혈압이 떨어지는 증상이 발생한다. 3단계에서는 완전 운동마비 상태로 운동 불능의 상태인 호흡곤란이 나타난다. 4단계에서는 전신마비 증상과 함께 의식을 잃고, 호흡과 심장박동이 정지한다.
복어독에 대한 해독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복어를 먹고 의식이 분명한 상황에서 침 흘리기, 두통, 마비증상이 느껴지면 토해내는 것이 좋다. 빠른 이송과 응급처치(기도 확보 등)가 중요하다. 24시간에서 48시간 동안 인공호흡기를 장착한 상황에서 혈압 유지 등 증상에 대한 보존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
복어는 전 세계적으로 약 120여 종이 있다. 한국 정부가 식용으로 허용한 복어는 참복, 검복 등 21종이다. 전문 자격이 없는 일반인은 식용복어를 구분하기 어렵다. 복어의 손질 시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혈액, 안구, 아가미 등과 내장을 제거해야 하므로 반드시 복어 조리자격이 있는 전문가가 취급해야 한다. 복어 조리자격을 가진 자가 전처리한 뒤 유통하는 복어는 복어 조리자격이 없는 일반인도 조리할 수 있다.
일반인이 생물 복어를 직접 구매해 조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과거에도 복어독으로 인한 식중독은 일반인이 유튜브나 블로그 등에 공개된 복어 손질 동영상을 보고 복어를 조리해 발생하거나 여러 종류의 생선을 한 번에 취급하면서 다른 생선 내장과 복어 내장이 실수로 섞여 섭취 후 발생했다. 온라인에서 복어 손질법을 보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길이다.
복어 종류별로도 주의사항이 다르다. 졸복이나 까치복 등은 쓸개에도 독이 있고, 검복과 국매리복 등은 껍질층에도 독샘이 있어서 잘 걷어내고 조리하지 않으면 위험하다. 3월부터 포란기에 들어가는 복어의 독은 5~7월에 가장 강해진다.
복어를 조리한 음식을 먹고 손발 저림, 현기증, 두통, 운동 불능,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때에는 즉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근육이 무감각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날 때 잘못된 방법으로 억지 구토를 하게 하거나 위 세척을 하느라 시간을 끌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병원부터 찾아 전문적인 응급처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
복어독은 소량만 섭취해도 신경이 마비돼 근육 움직임이 조절되지 않고 호흡조차 스스로 하지 못하게 된다. 몇 분 지나지 않아 입술, 손끝이 저리고, 팔다리 근육 등 신경계통이 마비된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고 두통과 구토가 나타날 수 있다. 증상에 따라 복어를 먹고 20분에서 2시간 이내에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증상이 심할수록 잠복기가 짧다.
호흡하는 근육에 마비가 오거나 심장박동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발생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복어독이 무서운 이유는 해독제가 없다는 사실이다. 혹시라도 복어독을 섭취해 조금이라도 이상한 느낌이 든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신속하게 응급기관을 찾아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복어는 조리자격이 없는 자가 조리해서는 안 되며 복어요리를 먹을 때는 반드시 관련 자격을 취득한 전문가가 조리한 복어인지 확인하고 섭취해달라고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