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김용태, 49일 만에 퇴임 “국힘 몰락 가져온 기득권...변화 막으면 미래 없다”

2025-06-30 12:17

add remove print link

김용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30일 퇴임 “전당대회 불출마”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49일 만에 비대위원장 임기를 마무리하며 당내 기득권 세력을 강하게 비판하고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스1

1990년생으로 국민의힘 당내 최연소 국회의원인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비대위 회의실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 당에 오랫동안 자리잡고 있는 깊은 기득권 구조가 있다면, 그리고 그 기득권이 당의 몰락을 가져왔으면서도 근본적 변화를 가로막고 있다면 국민의힘에 더 이상의 미래는 없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2대 총선에서 처음 국회에 진출한 초선 의원으로, 대선 패배 이후 당의 변화를 주도해왔다. 그는 자신이 제안한 5대 개혁안에 대한 전당원 투표가 무산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이 당은 누구의,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당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반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이 국민 앞에 지난 불법 계엄사태에 대해 계속 사과를 드리는 것은 앞으로 보수가 다시는 그와 같은 길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가지 않겠다는 다짐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49일 만에 퇴임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 뉴스1
49일 만에 퇴임하는 김용태 비대위원장 / 뉴스1

대선 결과에 대한 분석도 제시했다. "보수가 그토록 진정성 있게 반대했던 후보를 국민들이 선택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진실을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와 질책이 그 이상으로 높았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지금 보수야당이 아무리 맞는 말을 해도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것은 우리가 윤석열 정권의 유산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상황이 야당으로서의 역할 수행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이재명 정권의 위선과 잘못을 국민들께 정확히 알리고 바로 잡는 대안 야당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지금 우리는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도 새로운 보수의 힘을 키울 때"라며 "저는 지금 저의 역할이 전당대회 출마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시 백의종군 국회의원으로 돌아가서 동료 선배 의원들의 개혁의지를 모으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대선 패배 후 제가 다른 지도부 분들과 동반 사퇴하지 않고 개혁 요구를 해온 것은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선거 패배 후 혁신을 내거는 모습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내 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도 제시했다. "공천으로 충성을 강요하는 줄세우기 정치, 권력자에 기생하는 측근정치, 진영 대립을 이용한 자극적 선동정치, 부정선거론 등 각종 음모론, 추종자의 가치판단을 마비시키는 우상화, 소수가 다수를 선동하고 장악하는 중우정치 등 한국정치의 낡은 폐습과 민주주의에 대한 새로운 독재 요인을 혁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당의 존립과 개혁의 근거를 확보하기 위해 전당원 투표를 주장했지만, 이 역시 받아들여지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혁신위원회에서 5대 개혁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불법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혁신이 있어야만 국민께 다시 사랑받을 수 있다"며 "혁신위로 (논의)하겠다는 것은 안일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퇴임사에서 △협치를 위한 보수 재건의 길 △국민주권 실천의길 △따뜻하고 혁신적인 보수의 길 △국가 개혁에 필요한 도덕성 확립 △조화로운 헌법정신 추구 △세대통합 역사의식 확립 등 6대 개혁안을 제안했다.

home 윤희정 기자 hjyun@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