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발모 성공, 5년 내 상용화 가능”... 탈모, 드디어 정복되나

탈모가 드디어 정복되는 것인가. 스페인 연구진이 인간의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이용해 실험동물의 털을 완전히 재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전 세계 수백만 명이 겪고 있는 안드로겐성 탈모증의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스페인 마드리드 산카를로스 임상병원 연구팀이 지방유래 줄기세포(ASC)와 아데노신 삼인산(ATP)을 결합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해 실험용 쥐에 적용한 결과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줄기세포 연구와 치료'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인간의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ASC와 ATP를 함께 실험용 쥐의 피부에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ATP는 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핵심 분자로 줄기세포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실험 결과는 성별에 따라 다른 양상을 보였다. 수컷 쥐의 경우 저용량 줄기세포와 ATP를 투여했을 때 3주 만에 가장 뛰어난 모발 재생 효과를 보였다. 특히 ATP가 함께 투여된 모든 실험군에서 수컷 쥐의 모발 재생이 크게 개선됐다.

암컷 쥐에서는 다른 패턴이 관찰됐다. 저용량과 고용량에서는 모발 재생 개선 효과가 없었지만 중간 용량에서는 뛰어난 결과가 나타났다. 이는 성별에 따라 최적의 치료 용량이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주도한 에두아르도 로페스 브란 박사는 연구 결과에 대해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이렇게 높은 수준의 성공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수컷과 암컷 쥐 모두에서 매우 높은 수준의 모발 재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성공률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적절한 용량에서 수컷 쥐의 100%와 암컷 쥐의 90%까지 모발 재생에 성공했다. 기존 탈모 치료법과 비교할 때 획기적인 수준의 효과다.

브란 박사는 "현재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는 많은 질병에 대해 첨단 치료법이 새로운 치료적 접근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또한 "안드로겐성 탈모증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으로 전임상 단계에서 이토록 유망한 결과를 달성한 것은 중요한 과학적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의 특별함은 치료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기존의 탈모 치료법이 대부분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데 반해 이 새로운 방법은 일회성 또는 단기간 치료만으로도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연구의 한계도 인정했다. 쥐 피부가 얇아 치료법 적용에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브란 박사는 "실험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한 프로토콜 개발이 필요했으며, 인간 대상 연구가 시작될 때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구진은 결과 해석에 신중함을 당부하기도 했다. 브란 박사는 "쥐에서의 결과가 상당한 진전을 의미하지만, 인간에서의 임상적 이익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도한 기대를 경계했다.

현재 연구팀은 다음 단계인 인간 임상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18세부터 50세까지 중등도 안드로겐성 탈모증을 가진 남녀를 대상으로 안전성을 확인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상용화 시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브란 박사는 "모든 것이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가장 낙관적인 일정으로는 약 5년 후에 치료법이 이용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전문가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뉴욕 소재 피부과 전문의 브렌던 캠프 박사는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하지는 않지만 이 연구는 ATP가 보충된 줄기세포를 두피 피부에 주입하는 것이 안드로겐성 탈모증 환자의 모발 재생을 잠재적으로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캠프 박사는 "이 연구는 소규모이며, 안드로겐성 탈모증의 잠재적 치료 옵션으로서 이 방법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브란 박사는 현재 탈모로 고민하는 환자들에게도 조언을 전했다. "안드로겐성 탈모증 환자들은 계속해서 피부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연구가 발전하는 동안 처방된 치료를 따르도록 권한다"고 말했다. 또한 "희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 발전은 미래에 지속적인 치료 없이도 오래 지속되는 결과를 제공할 수 있는 해결책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며 환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