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안 내리고 무더위만… 달라진 장마, 진짜 끝난 걸까?

2025-07-01 15:44

add remove print link

기상청, 지속적인 대비 당부

최근 장맛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오는 10월까지 무더위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

1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의 평균 최고기온은 30.6도였다. 이는 1909년 관측 이후 117년간 6월 평균 최고기온 중 가장 높은 역대급 무더위다.

폭염일수도 늘고 있다. 올해 첫 폭염은 지난 5월 20일로, 1907년 집계 이래 119년 중 6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지난달 폭염일수는 올해 7일을 기록했고, 2020년 이후 최근 6년간 평균도 6.3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대 평균(3.2일)의 두 배에 달한다.

이러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장마가 사실상 끝난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해동 계명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는 "올해 장마는 과거처럼 일정 기간 지속되는 패턴이 아니라 시작과 동시에 집중호우가 국지적으로 쏟아진 뒤 사라지는 식"이라며 "장마 전선이 장기 체류하지 못하고 바로 약화되는 구조는 장마의 종말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북태평양 서쪽과 인도양 해역에서 증발한 수증기가 강한 고기압을 형성해 비구름이 좁은 지역에만 몰린다"며 "장마 전선은 머무르지 못하고 사라지면서 장기적인 비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강화되면서 고온건조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고 있다"며 "특히 필리핀 인근 해역의 해수면 온도가 이례적으로 높아진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는 9월, 심지어 10월에도 더위가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5월 16일 서울 광장의 모습. / 연합뉴스
지난 5월 16일 서울 광장의 모습. / 연합뉴스

다만 기상청은 고기압 내에서도 수증기량이 많으니 지역별 편차가 큰 소나기성 강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당분간 대기가 불안정한 가운데, 요란한 소나기가 자주 내리겠고 먼 남해상에서 올해 태풍의 씨앗인 열대성 저기압이 북상해 장마철 날씨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대비를 당부했다.

사실상 기상청은 1961년~2008년 매년 5월 하순쯤 장마 시작 및 종료 시점을 발표하다가 2009년부터 중단했다. 대신 장마전선이 형성됐을 때 주간예보나 일일 예보 등 중·단기 예보와 함께 장마전선에 따른 강수 예보를 수시로 하고 있다.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