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에서 '품절대란' 일으키더니 급기야 편의점까지… CU가 작정했다
2025-07-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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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약 6000개 CU 매장에서 본격 판매 시작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유통 업계는 이러한 소비자 수요를 반영해 건기식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아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편의점과 생활용품 매장 같은 접근성이 높은 유통 채널이 건기식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05년 1조 2000억 원에서 2024년 6조 440억 원으로 5배 이상 커졌다. 이처럼 시장이 급성장한 배경에는 저속노화와 헬시플레저 같은 건강 트렌드가 전 연령층에 걸쳐 확산한 점이 크다. 과거 고령층 중심이던 건기식 소비가 이제는 젊은 층을 포함한 전 연령대로 확대되며 필수 소비재로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편의점과 생활용품 매장은 소비자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워 건기식 유통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달부터 전국 약 6000개 점포에서 건기식 판매를 본격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 전체 점포 1만8600여 개 중 약 32%에 해당하는 규모다.
CU는 국내 최대 점포 수와 데이터 기반 영업 전략을 활용해 건기식 시장을 선점하려는 목표를 세웠다. 당초 내년 1분기로 예정됐던 판매 계획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인해 6개월가량 앞당겨졌다.
이를 위해 CU는 지난달부터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건기식 특화점 모집을 진행했고, 일주일 만에 6000여 점포가 판매 의사를 밝혔다. 건기식은 일반 상품과 달리 각 점포가 지자체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가맹점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다. CU는 이달 중순까지 특화점들의 인허가 등록을 완료하고, 1차로 약 10종의 건기식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CU의 건기식 판매 전략은 단순히 상품 도입에 그치지 않는다. 유명 제약사들과 협업해 소용량, 고품질,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개발하며 편의점 주요 고객층인 젊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공략한다. 예를 들어, 피로 회복, 면역 케어, 이너뷰티, 다이어트 등 다양한 용도의 건기식을 CU 단독 판매 상품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특화점 모집은 지속적으로 이어져 올해 말까지 판매 점포를 더욱 늘릴 전망이다.
CU가 건기식 시장에 주목한 이유는 이미 시장 잠재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CU는 전국 5000여 개 점포에 건기식 특화존을 설치했으며, 이들 점포의 건기식 매출은 일반 점포 대비 3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명동역점에서 진행한 건기식 테스트 판매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 점포는 작년 대비 건강 식품 매출이 3.5배 증가하며 소비자 수요를 입증했다. CU의 건강 식품 매출 증가율도 이를 뒷받침한다. 2021년 5.3%, 2022년 27.1%, 2023년 18.6%에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85.0%로 급등하며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보여줬다.
CU가 다이소의 성공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균일가 생활용품매장 다이소는 지난 2월부터 전국 200개 점포를 중심으로 대웅제약, 동국제약, 안국약품 등과 협업해 비타민, 루테인, 밀크씨슬 등 다양한 건기식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품절 사태를 빚을 정도로 소비자 반응은 뜨거웠다. 이후 다이소는 LG생활건강과 손잡고 다이소 전용 건기식 브랜드 ‘이너뷰 바이 리튠’을 론칭해 8종의 신제품을 추가로 선보였다. 다이소의 성공적인 건기식 판매는 접근성이 높은 유통 채널이 건기식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다이소의 성과는 CU가 건기식 판매를 본격화하는 데 간접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편의점 업계가 건기식 시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됐다.
CU의 전략은 단순히 상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침체된 소비를 활성화하려는 목표를 포함한다.
황지선 가BGF리테일 공식품팀장은 편의점의 접근성과 광범위한 유통망을 활용해 건기식의 주요 구매처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판매 점포와 상품 라인업을 체계적으로 확대함으로써 소비 회복과 관련 산업 발전에 긍정적인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건기식 시장의 성장은 유통 업계 전반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편의점과 생활용품매장은 각각의 강점을 살려 소비자들에게 보다 편리하고 다양한 건강 관리 옵션을 제공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CU는 전국적인 점포망과 데이터 기반의 상품 운영 전략을 통해, 다이소는 저렴한 가격과 대중적 접근성을 통해 각기 다른 방식으로 건기식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수록 이러한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