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생인데 벌써? 차범근·차두리 잇는 '혜성' 등장에 한국 축구 술렁
2025-07-03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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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생 수비수 김윤도, 프랑크푸르트 II팀과 2년 계약 체결
차범근-심재원-차두리 이어 한국 선수 중 4번째
한국 축구가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를 맞이했다. 2003년생 수비수 김윤도가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구단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유니폼을 입게 된 것.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 그리고 그 뒤를 이은 차두리에 이어 프랑크푸르트에서 활약하게 된 4번째 한국인이 등장하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계보를 이을 인물”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는 지난 2일(한국시간), 김윤도를 II팀(2군)에 영입했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 II는 독일 분데스리가 구단 프랑크푸르트의 U23팀으로, 독일 5부인 오베리가에서 새 시즌을 소화하게 된다. 이로써 김윤도는 프랑크푸르트 역사상 네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이전에는 차범근(1979~1984), 심재원, 차두리(2003~2006)가 이 클럽 소속으로 활약한 바 있다.
김윤도의 이번 이적은 프랑크푸르트 II 팀의 하세베 마코토 코치가 직접 그의 잠재력을 눈여겨봤고, 구단 스카우트 및 유스 책임자까지도 그 가치를 인정해 영입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하세베는 프랑크푸르트에서만 10년간 선수 생활을 이어온 아시아계 레전드로, 구단 역사에 족적을 남겼다. 지난해 은퇴 후 구단 2군 코치로 지도자 커리어를 시작한 바 있다.
니노 베른드로트 유스팀 책임자는 “김윤도는 대인 수비와 빠른 스피드, 신체 능력을 갖춘 중앙 수비수다. 어린 나이에도 여러 나라에서의 경험을 쌓은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프랑크푸르트에서 더 성장하고, 인격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윤도의 커리어는 이례적이다. 광주FC, 부산 아이파크, 대구FC 유스팀을 거치며 국내 무대에서 성장한 그는 2022년 독일의 로트바이스 에어푸르트 유스에서 유럽 축구를 접했고, 이듬해 말레이시아 1부 리그 페락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2024년 여름 천안시티FC로 이적,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가 겨울에는 독일 4부 리그 기센으로 임대 이적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고, 그 과정에서 프랑크푸르트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풋볼리스트 등 보도에 따르면 김윤도는 190cm, 88kg의 다부진 체격을 바탕으로 제공권 장악과 몸싸움에 강점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빠른 발과 예측 능력을 기반으로 한 뒷공간 커버도 돋보이며, 유사시에는 풀백과 스리백의 스토퍼 역할까지 가능한 멀티 수비수다. 무엇보다 아직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미 3개국 프로 무대를 경험한 점이 눈길을 끈다.
프랑크푸르트 II 팀은 23세 이하 선수로 운영되는 만큼, 김윤도에게 주어진 2년 계약은 단순히 경험치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니다. 구단은 그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해 1군 진입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1군 등록에 성공할 경우, 김윤도는 한국인으로는 23번째 분데스리가 출전 선수가 될 수 있다. 특히 중앙 수비수로는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에 이은 세 번째 사례다.

프랑크푸르트는 독일 헤센주 프랑크푸르트암마인을 연고로 하는 전통 명문 구단이다. 1899년 창단돼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현재는 폐지된 독일축구선수권대회(분데스리가 전신) 1회 우승, 분데스리가 2부 1회 우승, DFB 포칼 5회, UEFA 유로파리그(UEL) 2회 우승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까지도 유럽 주요 리그 중견 강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김윤도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어떤 성장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지만, 분명한 것은 이 어린 수비수의 행보가 한국 축구 팬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심과 응원을 모으고 있다는 점이다. 실력과 멘탈, 경험을 모두 갖춘 그는 이제 독일 무대라는 더 큰 도전에 나섰다. 차범근과 차두리에 이어 또 하나의 ‘프랑크푸르트 레전드’가 탄생할 수 있을지, 한국 축구계가 지켜볼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