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잠 설치고, 휴가 갔다 와서 시차 바뀐 사람들 '이런 방법'으로 해결하세요
2025-07-04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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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트러진 생체리듬, 아침 햇살로 되살리기
여름 피로 극복을 위한 수면 습관 가이드
여름은 그 자체로 피로하다. 찌는 듯한 낮 더위에 지치고, 밤에는 열대야에 뒤척이며 잠을 설친다.
간신히 적응한 수면 리듬도 여름휴가 해외여행 한 번 다녀오면 다시 뒤죽박죽이다. 특히 시차가 큰 지역을 오간 경우에는 낮밤이 바뀌는 ‘사회적 시차’ 현상이 극심해져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 소화 불량 같은 증상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무기력한 일상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흐트러진 생체리듬을 가능한 한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 무너진 생체시계, 핵심은 ‘아침 햇빛’
하루의 시작을 앞당기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햇빛을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의 생체리듬은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특히 아침 햇살은 수면과 각성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분비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낸다. 해 뜨는 시간에 맞춰 15~30분 정도 바깥을 산책하거나 커튼을 활짝 열어 실내에 햇빛을 들이는 것만으로도 생체시계는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간다. 기상 시간이 일정해지면 멜라토닌 분비가 밤에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졸음이 오는 패턴으로 이어진다.

만약 아침 햇빛을 보기 어려운 환경이라면 조도 1만럭스 이상을 내는 인공 광원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 조명기를 이용해 기상 직후 20~30분 정도 강한 빛을 눈으로 쬐면 생체리듬을 재조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 같은 광선 요법은 우울증이나 불면증 개선에도 활용되는 과학적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 낮잠은 짧게, 늦은 시간 수면은 피해야
해외여행이나 연휴 후의 피로를 풀겠다며 낮잠을 자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흐트러진 생체리듬을 회복하는 데에는 오히려 방해가 된다. 특히 오후 늦은 시간의 낮잠은 밤잠을 방해해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낮잠이 꼭 필요하다면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 2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이상적이다. 이를 넘기면 오히려 깊은 수면 단계에 진입해 기상 후 더 큰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또한, 뒤바뀐 낮밤을 단번에 되돌리려는 무리한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 밤샘을 통해 수면시간을 억지로 조정하는 경우 다음날 극심한 피로와 두통, 집중력 저하로 일상 회복이 더 늦어질 수 있다. 하루 30분씩 기상 시간과 취침 시간을 앞당기는 ‘점진적 조정법’이 더 효과적이다. 한꺼번에 큰 변화를 주기보다 일정한 생활 습관을 매일 반복해 생체시계를 서서히 조정해야 한다.
◆ 수면 환경 조성과 수면 위생 실천하기
밤이 되어도 더위가 가시지 않는 여름에는 숙면을 돕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사용할 때는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간접적으로 순환시키고, 잠들기 전에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해 체온을 자연스럽게 낮추는 것이 좋다. 체온이 내려가야 수면 유도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잠들기 1~2시간 전에는 스마트폰, 노트북 등의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조명을 어둡게 조절해 몸이 자연스럽게 잠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침대에서는 가능한 한 잠을 자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누워서 핸드폰을 보거나 음식을 먹는 행동은 침대를 휴식 공간이 아닌 활동 공간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
◆ 카페인, 알코올, 폭식은 수면의 적
불규칙한 생활 리듬은 식습관에도 영향을 미친다. 낮에 졸리다 보니 커피나 에너지 음료를 더 자주 마시게 되고, 밤에는 허기가 몰려 늦은 시간 식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카페인은 섭취 후 6시간 이상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 수 있어 오후 2시 이후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특히 커피뿐만 아니라 초콜릿, 콜라, 녹차에도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잠들기 전 술을 마시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술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유도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깊은 수면을 방해하고 자주 깨게 만들기 때문에 숙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한 야식이나 과식은 위장에 부담을 줘 자는 동안 소화를 방해하고 수면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저녁 식사는 잠들기 3시간 전쯤 가볍게 마치는 것이 가장 좋다.
◆ 낮에는 활동을, 밤에는 휴식을
혼란스러운 생체리듬을 원래대로 돌리려면 낮에는 의도적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실내에만 머무르기보다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가사노동처럼 신체를 움직이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다. 햇빛을 받으며 움직이면 멜라토닌 분비 주기가 조절돼 밤에 졸음이 더 빨리 찾아온다.
반대로 밤에는 휴식 모드로 진입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명상, 독서, 아로마테라피처럼 긴장을 푸는 루틴을 정해두면 몸과 뇌가 ‘이제는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반복되는 저녁 루틴은 불안정한 수면 습관을 고치는 데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비약물적 수면 개선 방법이다.
하루아침에 완전히 회복되기를 기대하기보다는, 조금씩 생활 습관을 조정하며 꾸준히 생체시계를 되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여름의 피로를 그대로 가을까지 끌고 가지 않기 위해서라도, 지금 바로 수면 리듬을 정돈하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평범한 아침이 가장 좋은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