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뜩 먹고 죄책감 때문에 급하게 하는 운동, 오히려 몸을 망치는 이유
2025-07-0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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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 후 운동, 심장에 치명적일 수 있다
건강을 위협하는 위험한 운동 습관
포만감이 몰려오는 식사 직후, 과식한 스스로를 탓하며 곧바로 운동에 나서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행동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과식 후 운동은 심장과 혈당 모두에 무리를 주며, 경우에 따라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 식사 후 운동이 심장에 위험한 이유
사람의 몸은 식사를 하면 소화기관인 위장관에 혈류를 집중시킨다. 과식을 할 경우 위장관 활동이 평소보다 활발해지며, 이에 따라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소화기관으로 보내야 한다. 그런데 이때 운동을 하면 근육에도 혈액 공급이 필요해지면서 심장은 평소보다 두세 배 더 과중한 일을 떠안게 된다.

가천대길병원 내분비내과 김광원 교수는 “소화를 위한 혈류와 운동을 위한 혈류가 동시에 필요해질 경우, 심장 자체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질 수 있다”며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심장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령자나 기존에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다.
◆ 저혈당 쇼크 위험도 간과할 수 없다
심장 문제뿐 아니라, 과식 후 특히 탄수화물을 많이 먹은 경우에는 혈당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 인슐린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혈당은 빠르게 떨어지고, 이 상태에서 운동을 하면 근육이 혈당을 직접 흡수하면서 저혈당이 심화된다.
김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는 저혈당 쇼크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길병원 가정의학과 서희원 교수도 “정제 탄수화물 위주의 과식 뒤에 고강도 운동을 하면 어지럼증, 식은땀, 두근거림 등 저혈당 증상이 쉽게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실신이나 의식 소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과식 후 운동,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을까
과식을 했다고 해서 무조건 운동을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그 시기와 강도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상표 교수는 “식사 직후에는 격한 움직임보다는 30분 정도는 앉아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 좋다”며 “소화를 돕기 위해 따뜻한 물을 소량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김광원 교수는 “과식 후에는 최소한 1시간 정도는 지나야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때도 고강도 운동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처럼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는 활동부터 시작하는 것이 안전하다.
◆ 무리한 만회보다 꾸준한 습관이 중요
과식 후 운동은 잘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죄책감을 덜기 위해 급하게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평소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몸을 만드는 데 더 효과적이다. 급한 마음보다 중요한 건, 몸이 보내는 신호를 정확히 읽고 제대로 반응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