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은 삶아놨는데 국물이 똑 떨어졌을 때…집에서 '모밀육수' 만드는 법
2025-07-0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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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 같은 깔끔한 모밀국수 육수 비법
여름엔 차갑게, 겨울엔 따뜻하게
여름철 별미인 모밀국수는 시원하고 깔끔한 맛으로 더위에 지친 입맛을 살려주는 대표적인 계절 음식이다.
시판 육수를 활용하면 간편하게 즐길 수 있지만, 냉장고에 없을 땐 그 맛을 포기해야 할까? 다행히도 몇 가지 기본 재료만 있다면 집에서도 간단하고 맛있는 모밀국수 육수를 만들 수 있다. 과하지 않고 정갈한, 집밥의 국물 맛을 되살리는 방법을 소개한다.
모밀국수의 맛은 면발보다 육수에서 갈린다. 짜지 않으면서도 감칠맛이 풍부하고, 기분 좋은 단맛이 배어 있어야 제대로 된 모밀국수라 할 수 있다. 시판 육수는 간편하지만 가정에서는 MSG나 고농축 양념 없이도 비슷한 맛을 구현할 수 있다. 특히 깔끔하면서도 깊은 맛을 내려면 다시마, 가쓰오부시, 간장, 설탕 네 가지가 기본이다. 이 재료들을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우려내는 것이 집에서 만드는 모밀국수 육수의 핵심이다.

먼저 다시마 한 장(10cm 정도)과 물 2컵을 냄비에 넣고 중약불에서 10분간 끓인다. 끓는 동안 다시마에서 자연스러운 감칠맛이 우러나며, 국물의 베이스가 만들어진다. 10분이 지나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여기에 가쓰오부시 한 줌(약 10g)을 넣는다. 불을 끈 상태에서 5분 정도 우려낸 뒤 가쓰오부시도 걸러낸다. 이때 국물이 탁해지지 않도록 체에 천천히 걸러주는 것이 좋다. 이 기본 육수만으로도 이미 시판 제품 못지않은 깊은 맛이 형성된다.
우려낸 다시마·가쓰오부시 육수 1컵 기준으로 진간장 2큰술, 설탕 1큰술, 식초 약간을 넣으면 기본 간이 완성된다. 진간장은 깊은 맛을 내고, 설탕은 은은한 단맛으로 균형을 잡는다. 여기에 식초를 아주 소량만 더하면 뒷맛이 더 깔끔해진다. 입맛에 따라 청주나 미림을 한두 방울 첨가하면 감칠맛이 한층 강화된다. 단맛을 꿀이나 매실청으로 대체하면 좀 더 건강한 풍미도 가능하다.

완성된 육수는 냉장고에서 차갑게 식힌 후 사용해야 한다. 급할 경우에는 얼음을 띄워 식혀도 되지만, 미리 만들어 냉장 보관하면 맛이 더 깊어진다. 1~2일 안에 먹을 양만 만들어 두는 것이 좋으며, 장기 보관은 향이 탁해질 수 있어 권장되지 않는다. 소면이나 메밀면을 삶아 찬물에 헹군 뒤, 이 육수를 부어 먹으면 기본 모밀국수 완성이다.
육수만 맛있어도 모밀국수는 반 이상 성공한 셈이지만, 고명 몇 가지를 더하면 완성도가 올라간다. 채 썬 오이, 김가루, 다진 파, 삶은 계란 반쪽 정도면 충분하다. 무를 갈아 얹으면 새콤한 맛이 더해지고, 톡 쏘는 와사비 한 점은 입맛을 확실히 깨운다. 참깨를 뿌리면 고소함이 살아나고, 면과 육수의 조화도 부드러워진다. 특별한 재료 없이도 집에 있는 재료만으로도 훌륭한 한 끼가 된다.

차가운 육수만 고집할 필요는 없다. 같은 방식으로 만든 육수를 살짝 데우면, 따뜻하게 먹는 모밀국수도 즐길 수 있다. 겨울철 잔치국수처럼 따뜻한 국물에 메밀면을 담고 김가루와 계란, 파를 올리면 간단한 한그릇 식사로도 손색없다. 이때는 국간장이나 멸치육수를 약간 섞어도 좋다. 같은 레시피지만 온도만 바뀌면 전혀 다른 느낌의 요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