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누가 커피 마셔요”…카페인 대신 충전한다는 음료의 '정체'

2025-07-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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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와 디저트 인기 끌어
제니 비롯한 셀럽들 덕에 소비 확산

국내에서 말차를 활용한 음료와 디저트가 유행하고 있다. 말차 라떼와 말차 빙수는 물론 케이크 등 베이커리류까지, 말차가 포함되지 않은 메뉴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제과업계도 말차맛 아이스크림 등 신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커피 자료사진 / Olga Miltsova-shutterstock.com
커피 자료사진 / Olga Miltsova-shutterstock.com

이번 말차 트렌드는 다소 늦게 유입된 측면이 있다. 한국은 전통적인 차 문화보다는 커피 소비 중심의 문화가 강하게 자리 잡고 있는 탓이다. 그러나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한 이미지의 말차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SNS를 통해 국내외 유명 인사들이 말차를 즐기는 모습이 퍼지며 이를 따라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점도 트렌드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블랙핑크 제니는 유튜브 채널에서 “요즘 커피 대신 말차 라떼나 아이스 말차를 만들어 마신다”고 밝혔고, 팝가수 두아 리파와 할리우드 배우 젠데이아 등도 말차 음료를 즐기는 모습을 공유한 바 있다. 이런 유명인들의 소비 습관이 확산되며 말차 소비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

말차는 녹차와 원료가 같지만 재배·가공 방식과 맛에서 차이점을 보인다. 녹차와 달리 차광 재배해 수확한 찻잎을 증기로 쪄서 말려 곱게 간 분말 형태로, 녹차에 비해 색깔이 더 진하고 향도 깊은 편이다.

국내 말차 유행의 시작점은 스타벅스가 열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3월, 봄 시즌 메뉴인 슈크림 라떼를 말차 버전으로 재해석한 '슈크림 말차 라떼'를 출시했다. 슈크림 라떼가 나온 지 9년 만에 새롭게 추가된 시즌 메뉴다. 출시 2주 만에 말차 라떼와 기존 슈크림 라떼를 합쳐 200만 잔 이상이 판매되며 시장 반응이 확인됐다.

말차 자료사진 / Nungning20-shutterstock.com
말차 자료사진 / Nungning20-shutterstock.com

제과업계의 움직임도 빨랐다. 롯데웰푸드는 월드콘, 설레임, 티코에 말차 맛을 적용한 제품을 내놨다. 5월에는 베이커리 카페 청수당과 협업해 말차맛 한정판 빼빼로, 빈츠, 아몬드볼을 선보였다. 해태제과는 딸기크림과 말차 슈를 결합한 ‘홈런볼 말차딸기’를, 오리온은 ‘초코파이 말차 쇼콜라’를 출시했다.

말차 수요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면서 생산국 중심으로 공급난이 벌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말차 카페 ‘케틀티’ 사례를 소개했다. 이곳에서는 전체 25종의 말차 메뉴 중 4가지를 제외한 대부분이 품절 상태다. 케틀티 창립자인 잭 맥건은 “말차는 깊은 향, 강렬한 색, 각성 효과 덕분에 지난 10년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시장이 거의 두 배로 커졌다고 설명하며 “이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주문이 밀려든다”고 전했다.

말차라떼 자료사진 / Brent Hofacker-shutterstock.com
말차라떼 자료사진 / Brent Hofacker-shutterstock.com

주요 생산국인 일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본에서 수출된 녹차 8798톤 중 절반 이상이 말차였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일본 사이타마현 사야마시에서 15대째 차 사업을 이어온 오쿠토미 마사히로는 “전 세계가 말차에 관심을 가져주는 건 기쁘지만, 짧은 기간에 수요가 몰려 위협적으로 느껴질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홈페이지에 ‘당분간 말차 주문을 받지 않는다’는 공지를 걸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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