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엉 싫어하는 아들도 '이 반찬'에는 젓가락 들고 달려옵니다
2025-07-06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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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을수록 고소하고, 오래 두고 먹을수록 맛이 드는 정직한 반찬
번쩍이는 메인 요리보다, 옆에 조용히 놓여 있지만 젓가락이 자꾸 가는 반찬. 그중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우엉조림이다.
단단하고 투박한 뿌리채소가 진한 양념과 만나 오랜 시간 졸여지면서 감칠맛을 머금는 이 반찬은 손이 많이 가지만, 그만큼 깊은 맛을 낸다.
![유튜브 '[윤이련]50년 요리비결'](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7/06/img_20250706104325_cd48ad18.webp)
우엉조림은 기본적으로 우엉을 얇게 썰어 간장 양념에 오래 졸여 만든다. 얇게 썰면서도 적당히 두께를 남기면, 익힌 후에도 아삭한 식감을 유지할 수 있다.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식초를 약간 푼 물에 우엉을 담가 갈변을 막고, 기름을 두른 팬에 살짝 볶은 뒤 간장, 물, 설탕, 조청 또는 물엿을 넣고 중불에서 천천히 조려낸다. 국물이 거의 졸아들 즈음 참기름과 깨를 더하면 고소함이 완성된다.
이때 간장과 단맛의 비율이 핵심이다. 짜지 않으면서도 은근하게 달아야 우엉의 쌉싸름한 맛과 조화를 이룬다. 청양고추를 약간 더하면 칼칼한 풍미도 느낄 수 있어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다.
![유튜브 '[윤이련]50년 요리비결'](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7/06/img_20250706104107_d9ecd9de.webp)
우엉은 식이섬유가 매우 풍부해 장 건강에 좋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돕는 해독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우엉에 들어 있는 이눌린은 수용성 식이섬유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어 당 관리가 필요한 사람에게도 적합하다.
또한 우엉의 껍질 근처에는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해 항산화 작용에도 효과적이다. 얇게 깎아내기보다 흙만 잘 씻어내고 껍질째 사용하는 것이 좋다. 조림을 통해 장시간 익히면 질긴 섬유질도 부드럽게 변해 소화도 쉬워진다.
우엉조림은 시간이 지날수록 양념이 잘 배어들고 맛이 더 깊어진다. 한번 만들어두면 며칠은 너끈히 먹을 수 있어 냉장고 속 반찬으로 제격이다. 특히 도시락 반찬으로 활용하기 좋고, 입맛 없을 때 밥에 쓱쓱 비벼 먹어도 훌륭하다.
다른 반찬에 비해 조리 과정이 다소 느리지만, 그만큼 보관성도 높고 재료 낭비도 적다. 간단히 데운 밥에 우엉조림 한두 젓가락만 있어도 충분히 한 끼가 완성된다.
![유튜브 '[윤이련]50년 요리비결'](https://cdnweb01.wikitree.co.kr/webdata/editor/202507/06/img_20250706104138_1a0169e2.webp)
속도보다는 여운이 남는 맛을 원할 때, 우엉조림 같은 반찬이 제격이다. 불 앞에서 조용히 졸아드는 우엉은 대단한 기교 없이도 깊은 맛을 낸다. 겉으로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속에 오래된 집밥의 정성이 담겨 있다.
매일 반찬 고민이 이어지는 여름, 과하지 않은 정성과 오래가는 맛을 찾는다면 우엉조림이 정답일 수 있다. 손이 느려도 괜찮다. 천천히 만들어 오래 두고 먹는 반찬, 그게 바로 진짜 ‘집밥’의 맛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