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급 어종' 참치 1300여마리 잡았는데... 모두 사료용으로 폐기해야 할 판
2025-07-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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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들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하다니 씁쓸하다"

최고급 어종인 참치가 어마어마하게 잡혔지만 안타깝게도 사료용으로 팔리게 됐다.
경북 영덕군 강구항 앞바다에 설치한 정치망 그물에 대형 참치 떼가 걸려 어민들을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8일 새벽 강구항에서 약 20km 떨어진 해상에 쳐놓은 정치망 그물에 무게 100kg이 넘는 대형 참치 1300여 마리가 잡혔다고 A호 선장이 전했다.
주로 참다랑어인 참치들은 크기와 품질 면에서 최고급 어종으로 분류된다. 참다랑어는 그 육질과 맛 때문에 세계적으로 수요가 높다. 특히 일본과 같은 시장에서 고급 스시 재료로 각광받는다.
하지만 이번에 잡힌 참치들은 대부분 육지로 옮겨져 가축 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참치 어획량을 제한하는 쿼터 제도 때문이다.
영덕군의 올해 참치 쿼터는 35톤에 불과하다. 참고로 지난해 경북 지역에 배정된 쿼터는 110톤이었다.

참치 쿼터는 국제수산기구와 국내 어업 정책에 따라 설정된다. 과도한 어획을 막고 어족 자원을 보호하기 위해 엄격히 관리된다. 쿼터를 초과한 어획량은 상업적 판매가 금지되며, 이로 인해 고급 참치가 사료로 전용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어민들은 최근 참치 어획 패턴의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어민들은 국내에서는 10kg 미만 크기의 작은 참치가 많이 잡혔는데 최근에는 대형 참치들도 자주 잡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 어민은 "작은 크기의 참치는 제값을 받지 못하지만, 오늘 잡힌 대형 참치는 몸값도 만만찮은데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한다고 하니 씁쓸하다"고 뉴스1에 밝혔다.

이처럼 대형 참치의 어획은 어민들에게 기쁨과 동시에 경제적 손실을 안기는 양면적 상황을 만들고 있다. 쿼터 제도로 인해 고부가가치 어종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은 어민들의 생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덕군 관계자는 이번 대형 참치 어획의 원인을 설명하며 최근 동해안으로 고등어와 정어리 같은 먹잇감이 풍부해지면서 참치 떼가 이 지역으로 몰려온 것 같다고 밝혔다. 참치는 먹이 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 고등어, 정어리, 멸치 등 작은 고기들을 따라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특히 동해안은 최근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해 참치의 주요 먹잇감이 증가하며 어장이 풍부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잡힌 참치 중 일부는 위판장에서 kg당 4000~5000원에 거래됐다. 이는 고급 참치의 시장 가치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가격이다. 참다랑어는 일반적으로 고급 시장에서 kg당 수만 원 이상의 가격에 거래된다. 특히 크고 품질이 좋은 개체는 경매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실제로 지난 2월 영덕에서 잡힌 무게 314kg의 초대형 참치는 1050만 원에 위판된 바 있다.
앞서 지난 6일 영덕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의 정치망 어장에서 길이 1~1.5m, 무게 30~150kg의 참다랑어 70마리가 잡힌 바 있다. 이 참치들은 수협 위판장에서 kg당 1만 4000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