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태 “윤석열 전 대통령은 나쁜 사람... 정말 이기적인 사람”

2025-07-09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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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정당 박살 낸 사람이 본인 탓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9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윤 전 대통령 탈당 과정을 회고하며 이같이 밝혔다.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김용태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뉴스1

김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5월 11일 김문수 당시 대선 후보의 지명으로 비대위원장에 선출됐다. 그는 "김문수 후보가 대뜸 '비대위원장 맡아달라'고 했다"며 "김 후보가 내 손을 잡고 '당신 나이에 난 감옥도 갔는데 무서울 게 뭐냐.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비대위원장이 된 김 전 비대위원장은 즉시 윤 전 대통령의 탈당을 추진했다. 그는 "초미의 과제였다"며 "5월 15일 취임 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출당 대신 '탈당'을 제안하고 마지노선을 17일로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과의 접촉은 쉽지 않았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이 휴대전화 번호를 바꿨는데 그 번호를 알 수가 없었다"며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를 통해 만남을 요청했지만 '정치인은 안 만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전 씨로부터 번호를 받아 직접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가 안 됐다고 했다. 그는 "'김용태입니다. 연락드리고 싶습니다'란 텔레그램을 보냈는데도 답이 없었다"며 "기가 막혔다. '탈당을 포함해 뭐든 김 후보 결정대로 따르겠다'는 메시지를 낸 분이 정작 자신이 속한 당 비대위원장의 전화나 문자는 일체 무시하니 말이다"라고 말했다.

결국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리위 가동을 지시했고, 5월 17일 윤 전 대통령이 탈당을 선언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진영에 대한 고민이 하나도 없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보수 정당 대통령들은 이런 상황에 부닥치면 '나를 밟고 가라'고 했는데, 윤 전 대통령은 자신이 장관을 시켜준 김 후보가 차마 탈당하란 말을 못할 걸 알고 '후보 말만 듣겠다'며 버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을 자신의 재판 방패로 쓰려 한 것 아닌지 의심마저 간다"며 "보수 정당 박살 낸 사람이 본인 탓에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이런 처신을 하는 걸 보고 정말 이기적인 사람이란 생각이 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당 이후에도 윤 전 대통령의 행보는 도마에 올랐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당은 '탈 윤석열'에 발버둥 치는데 윤 전 대통령은 보란 듯 부정 선거 영화를 보러 가고 '우파 국민들, 김문수 뽑아주세요' 같은 메시지로 표를 깎아 먹으니 억장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 친윤 의원들 5~6명이 내게 전화해 '대통령 좀 가만히 계시라고 해달라'고 했다"며 "친윤들도 윤 전 대통령 처신이 감표 요인임을 알기는 안 것"이라고 전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당 개혁에 대해선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이대로면 내년 지방선거는 대구·경북마저 뺏길 우려가 크다"며 "벌써 대구에선 김부겸 전 총리가 시장감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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