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서 다들 화들짝…1년 만에 가격이 13%나 하락했다는 '국민 과일'
2025-07-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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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과일 가격, 이렇게 변했다?!
마트 과일 코너에 들른 소비자들이 가격표를 보고 놀라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대표적인 '국민 과일'로 꼽히는 사과와 배 가격이 1년 전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9일 한국경제가 인용한 한국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사과(후지, 상품) 10개당 소매가격은 2만 9132원으로, 지난해 같은 날의 3만 3482원보다 약 13% 낮아졌다. 평년과 비교해도 4.4% 하락한 수준이다. 배(신고, 상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10개당 소매가는 3만 9473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46.9%나 급락했다. 평년가와 비교해도 5.6% 낮은 가격이다.
공급 폭증이 가격 하락 불렀다
이 같은 가격 하락은 생산량 증가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는 6월 한 달간 사과 출하량이 전년 대비 54.2% 증가했고, 배 출하량은 149.9% 늘었다고 밝혔다. 물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에 공급이 넘쳐났고, 이는 자연스레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KREI는 이 같은 흐름이 7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산 저장 사과(후지)의 생산량이 38.1% 늘면서, 10kg당 도매가격은 전년 5만 7800원보다 낮은 5만 3000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예측했다. 배의 경우 7월 이후부터 저품위과 위주로 출하가 늘면서 가격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KREI는 소비 둔화까지 겹치면서 신고 배(상품)의 도매가격이 작년 16만 9800원의 4분의 1 수준인 3만 500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과일도 가격 안정세 이어져
이 같은 가격 안정은 사과와 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감귤(하우스 온주)은 3kg당 2만원 안팎, 포도(거봉)는 2kg당 2만 1000원 내외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복숭아의 경우 품종에 따라 차이가 있다. 백도는 4kg당 1만 6000원으로 작년과 비슷하지만, 선프레 품종은 10kg당 2만 3000원으로 지난해(2만 1000원)보다 소폭 오를 전망이다.
명절과 일상에 빠지지 않는 과일
사과와 배는 한국인의 식생활과 문화에 깊숙이 자리잡은 과일이다. 사과는 아침 식사 대용, 간식, 도시락, 디저트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돼 왔고, 배는 특유의 단맛과 시원한 식감으로 제사상과 명절 선물세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왔다. 이들 과일은 명절 차례상, 돌잡이, 혼례 등 전통문화 속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과는 정직과 건강을 상징하고, 배는 풍요와 다산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국민 과일 위상은 여전하다
과거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사과가 과일 판매량 1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몇 년간 딸기·블루베리 등 신선 과일의 인기가 상승하면서 순위가 소폭 하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국민 과일’이라는 인식은 굳건하다. 전국 각지에서 고르게 재배되고, 연중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접근성과 저장성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장 및 유통 기술이 발전하면서 계절에 상관없이 신선한 상태로 유통이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기후 변화 속에서도 생산량 늘어난 올해
다만 기후 변화와 농촌 고령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사과와 배의 재배 면적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이상기후로 인한 개화기 착과율 저하, 강우로 인한 병해충 발생 등은 생산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이상기후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은 지역 중심으로 생산량이 오히려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며,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이 벌어졌다.
국민 과일의 변함없는 존재감
결과적으로 올해 여름, 국민 과일이라 불리는 사과와 배는 마트에서 이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게 됐다. 당분간은 이 같은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계 소비에 숨통이 트일 수 있는 소식인 동시에, 생산자 입장에서는 출하 전략 조정과 품질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시점이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도 국민 과일의 자리를 지키기 위한 산업 전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