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갇혀 지내는 곳... 박지원 “그곳은 지옥이다”
2025-07-10 08:18
add remove print link
40도 육박 살인 더위, 선풍기로만 버텨야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갇혀 지낼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의 환경에 누리꾼 관심이 쏠린다.
윤 전 대통령은 10일 새벽 서울중앙지법이 구속영장얼 발부하면서 124일 만에 다시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 3월 8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풀려난 이후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재구속 영장 청구로 이날 다시 구치소 신세를 지게 됐다.
윤 전 대통령은 9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은 뒤 법무부 호송차에 탑승해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이후 10일 새벽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미결수 신분으로 구치소에 구금됐다.
특히 이번 구속이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한여름에 이뤄지면서 서울구치소의 열악한 환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3.6~3.7평 크기의 독거실에서 생활할 전망이다. 다만 구치소 내 수용 여건에 따라 더 넓은 방이 배정될 가능성도 있다. 관물대, 싱크대, TV, 책상 겸 밥상, 식기, 변기 등이 구비돼 있지만 세면대, 냉장고, 에어컨 등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에어컨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40도에 육박하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지만 구치소엔 에어컨이 없는 까닭에 천장의 작은 선풍기에만 의존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52일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는 겨울철이어서 기본적인 난방으로 그럭저럭 견딜 만했다지만 이번에는 살인적인 더위를 선풍기로만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구치소 경험자들은 여름철 구치소 환경이 혹독하다고 말한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서울구치소에서 3년 살아봤는데 엄청나게 덥다"며 "천장에 조그만 선풍기가 돌아가고 시간이 되면 꺼져 잠을 잘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워서 잠을 잘 수 없으니까 같이 붙어 있는 화장실에서 밤낮 물을 떠서 끼얹는데, 교도관이 시끄럽다고 하지 말라고 한다"며 "여름은 지옥이다"고 표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을 당시 에어컨이 없어서 얼린 생수와 선풍기만으로 더운 여름을 견뎌야 했다. 허리 통증에 시달린 박 전 대통령은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독방 생활을 버텨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서울동부구치소 수감 당시 폭염으로 인한 수면무호흡증과 당뇨병 악화 등으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다.
구치소는 과밀 상태다. 박상수 국민의힘 전 인천서구갑 당협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오죽하면 요즘 법정구속이 줄어든 것이 판사들의 인권의식 향상보다 과밀수용 때문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국 모든 구치소가 과밀수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이 더위에 에어컨이 없다는 현실은 살인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이런 구치소에서 질병과 통증을 호소하는 박 전 대통령의 호소를 외면했다"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자업자득이라고 꼬집은 셈이다.
윤 전 대통령은 교정당국의 특별 관리 아래 다른 수용자와 분리돼 목욕과 운동 등을 한다. 식사 메뉴는 일반 미결수와 동일하고, 면회는 하루 1회 가능하다. 변호인 접견은 일과 시간 중 분리된 공간에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윤 전 대통령은 에어컨 없는 독방에서 선풍기만으로 폭염을 견디며 특검 수사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내가 서울구치소에서 두 번 살아봐 잘 안다"며 "내 집이라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마음 비우면 그래도 살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