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4명 한꺼번에 물에 빠져 숨진 곳에 가봤더니 '섬뜩한 경고문구'가... (충남)

2025-07-10 13:47

add remove print link

곳곳에 '물놀이 금지 구역' '물놀이 사망사고 발생지역' 안내판·현수막

20대 4명이 물놀이를 하다 숨진 강은 지역 주민도 위험해서 수영하지 않는 곳으로 10일 확인됐다.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원골유원지) 인근 금강 상류에서 전날 오후 6시 19분쯤 22세 남성 4명이 물놀이 중 실종됐다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주민은 이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사고 장소에 대해 옛날부터 익수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위험한 곳이라 지역 주민들도 여기서는 물놀이 안 한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인근 유원지에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강 중간에는 안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6시 19분께 물놀이를 하던 20대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10일 오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인근 유원지에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강 중간에는 안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6시 19분께 물놀이를 하던 20대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사고 현장은 절벽과 금강이 어우러진 수려한 풍경을 자랑하지만 곳곳에 ‘물놀이 금지 구역’, ‘물놀이 사망사고 발생지역’, ‘수영금지’라는 안내판과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금산 토박이 주 모(65) 씨는 연합뉴스에 물가는 모래가 보일 정도로 얕지만 조금만 가도 수심이 3m를 훌쩍 넘어서는 위험한 곳이라 물놀이를 금지하고 안전 부표도 설치돼 있다면서 외지인들이 위험을 모르고 수영하다 사고를 당한다고 안타까워했다. 50년 넘게 금산에 산 정 모(60) 씨도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강가는 물이 얕고 모래가 뽀얗게 보여 만만해 보이지만 유속이 빠르고 수심이 갑자기 6m까지 깊어지는 구간이 많다고 전했다.

사고 당시 이들은 중학교 동창 5명과 함께 물놀이를 즐기다 변을 당했다. 일행 중 A(22) 군이 화장실에 다녀오는 사이 나머지 4명이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졌다. A군은 물놀이 중 친구들이 사라졌다며 119에 신고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구조보트, 조명차, 헬기 등 약 100대의 장비와 10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야간 수색에 나섰고, 오후 8시 46분부터 실종자들을 순차적으로 발견했지만 모두 심정지 상태였고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10일 오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인근 유원지에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강 중간에는 안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6시 19분께 물놀이를 하던 20대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10일 오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인근 유원지에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강 중간에는 안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6시 19분께 물놀이를 하던 20대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사고 지점은 강폭이 40~50m, 수심이 깊은 곳은 7~8m에 달하며, 유속이 빠르고 강물이 휘돌아 흐른다. 물가는 어린아이도 놀 수 있을 정도로 얕지만 강 중간부터 급격히 수심이 깊어진다.

금산군은 수심이 깊어지는 구간에 안전 부표를 설치하고, 물놀이 허용 구역은 성인 허리 정도의 얕은 수심으로 관리한다. 숨진 4명은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수영에 미숙한 상태로 입수금지 구역에서 물놀이를 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당일 금산에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낮 기온이 35도, 사고 시각에도 33도에 달해 더위를 피해 물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10일 오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인근 유원지에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강 중간에는 안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6시 19분께 물놀이를 하던 20대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10일 오전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기러기공원 인근 유원지에 '물놀이 위험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고, 강 중간에는 안전 부표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전날 오후 6시 19분께 물놀이를 하던 20대 5명 중 4명이 실종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 연합뉴스

금산군은 이곳에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운영본부를 두고 매일 안전요원 2~3명을 배치했지만, 400m에 달하는 강을 순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사고 당시 근무 중이던 안전요원 2명은 사고를 막지 못했다.

인근 식당 주인 B 씨는 연합뉴스에 사고로 젊은이들이 목숨을 잃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과거 2012년과 2013년에도 이곳에서 수난사고가 발생해 충남도와 금산군은 입수금지 구역으로 지정해 물놀이를 통제해 왔다. 수년 전에도 인근에서 다슬기를 잡던 나들이객이 숨진 사례가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