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암살범' 안두희 처단한 박기서 씨 별세
2025-07-10 14:23
add remove print link
향년 78세… 빈소 부천장례식장

백범 김구 선생의 암살범인 안두희 전 육군 소위를 처단한 박기서 씨가 별세했다. 향년 78세.
10일 민족문제연구소는 "박기서 선생께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한일 과거사 청산과 친일인명사전 편찬 등에 앞장서 온 단체다.
1948년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경기도 부천에서 버스 기사로 일하던 고인은 김구 선생을 암살했던 안두희 주거지를 알아낸 뒤 1996년 10월 23일 '정의봉'이라고 이름 붙인 40cm 크기 몽둥이로 살해했다.
이후 경찰에 자수한 뒤 "학창 시절부터 김구 선생님을 존경해 왔다. 의로운 일을 했다고 확신하기 때문에 결코 후회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듬해인 1997년 4월, 1심 법원은 살인죄를 적용해 징역 5년을 선고했으나 4개월 뒤 항소심에서 2년 감형됐다.
당시 재판부는 "처벌하지 않으면 모방범죄가 잇따를 수 있다"면서도 "안 씨에 대해 국민적 분노가 있었던 점과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기 위한 범행동기, 범행 후 자수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같은 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됐다. 이후 김대중 정부는 고인에 대한 사면을 추진했고, 1998년 3월 13일 수감된 지 1년 5개월 만에 출소했다.
고인은 출소 후엔 택시 기사로 일했으며 효창공원 애국지사묘역 복원 추진위원장을 맡아 '효창공원 성역화' 운동에 매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는 건강이 크게 악화해 운전을 비롯한 외부 활동을 거의 못 한 것으로 전해졌다.
빈소는 부천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12일 오전 5시. 장지는 화성함백산추모공원이다.
안두희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1년이 채 안 된 1949년 6월 26일 서울 서대문 인근 경교장(현재 강북삼성병원 자리)에서 권총을 쏴 백범을 암살했다. 종신형을 선고받고 육군 형무소에 갇혔지만 이후 감형돼 1951년 2월 범행 1년 7개월 만에 풀려났다. 사면된 후 그는 군에 포병 장교로 복귀했다. 이 때문에 백범 암살 배후가 따로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