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만 무려 13명…하남 위례신도시 출몰해 난리 난 '위험 동물' 정체
2025-07-10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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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피해 잇따르자 순찰 강화하고 포획 나서

하남 위례신도시에 출몰하는 '위험 동물' 때문에 주민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하남시가 위례신도시 도심의 오소리 출몰로 주민 피해가 잇따르자 순찰을 강화하고 포획에 나섰다.
1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하남 위례신도시 아파트 단지와 산책로 등에서 오소리가 출몰해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사고가 5차례 발생했다고 하남시가 집계했다.
지난해 7월 2차례, 올해 6월 3차례 오소리 출몰 사고가 발생했는데 산책하던 주민 총 13명(지난해 4명, 올해 9명)이 교상(동물에 물린 상처)과 골절상 등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1명은 골절 수술을 받았고 10명은 파상풍, 면역글로불린 접종(바이러스 확산 억제제) 등의 치료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남시는 인근 야산에 서식하는 오소리가 먹이 활동을 위해 위례신도시 아파트 단지로 내려온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행법상 오소리는 포획이 금지된 야생동물이다. 하지만 하남시는 주민 피해 사례와 출몰 신고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오소리를 신속히 포획하는 방침을 세웠다. 하남시는 이를 위해 오소리의 주요 서식지로 파악된 학암동 일대 골프장과 아파트 단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포획 틀(3개)과 트랩(7개)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하남시는 오소리가 야행성 동물인 점을 고려해 이달 초부터는 사냥개를 동반한 야간순찰 활동을 시작했다. 유해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중심으로 구성된 2개 팀이 이달 4일부터 31일까지 매일 오후 8시~10시 학암동 일대 골프장 주변과 인근 단지, 산책로 등을 집중 순찰하고 있다.
하남시는 이와 함께 오소리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시민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남시는 인근 아파트와 초등학교에 오소리 피해 예방 홍보물을 배부하고 주요 출몰 지역 도로와 단지에 현수막 8개를 게시했다고 밝혔다.
하남시는 또 지난해부터 포획 작업 등을 통해 오소리 8마리(지난해 3마리·올해 4마리)를 생포했는데 모두 하남시에서 멀리 떨어진 대체 서식지에 방사했다고 밝혔다.
하남시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오소리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줄 것과 인명 피해를 주는 야생동물 예방시설이 국비·시비 지원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관련 고시를 개정해 줄 것을 최근 환경부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하남시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오소리는 굴을 파는 습성으로 기존 울타리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어 실효성 있는 맞춤형 예방 시설 도입이 필요하다"라며 "포획 활동을 지속하면서 개체 수·서식지·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정식 조사를 실시해 중장기적 예방 대책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오소리는 도심에서도 출몰하는 야행성 포유류로, 몸길이는 약 60~90cm이며 단단한 체구와 짧은 다리가 특징이다. 얼굴에는 흰색과 검은색의 독특한 무늬가 있고 날카로운 발톱과 강한 턱으로 땅을 파거나 먹이를 사냥한다. 오소리는 주로 곤충, 작은 포유류, 식물 뿌리를 먹으며 굴을 파서 생활한다. 사회적이지 않고 단독 행동을 선호하며 강한 냄새로 영역을 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