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00여 년 만에 열렸다… 공공 수영장으로 변신한 프랑스 '이곳'

2025-07-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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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제리인들, 센 강 개장에 거센 비판

프랑스 파리의 센 강이 100여 년 만에 공공 수영 공간으로 개방됐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AI 이미지.

지난 5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센 강의 야외 수영 구역으로 지정된 마리 수로, 베르시 강변, 그르넬 항구에서 시민 및 관광객들이 물놀이를 즐겼다.

파리시는 지난해 올림픽을 앞두고 총 14억 유로(약2조 2500억 원)을 투입해 대대적인 정화 작업에 나섰다. 2024 파리올림픽 기간에는 철인 3종 경기, 오픈워터 수영 경기가 열렸다.

시 당국은 센 강 수질 검사 결과가 유럽연합(EU) 규정을 지속적으로 충족함에 따라 대중에게 개방하는 것을 승인했다. 야외 수영 구역에는 탈의실과 샤워시설, 파라솔 등이 갖춰져 있으며 다음 달 31일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현장에는 안전요원도 상주하도록 했다.

앞서 센 강은 수질 악화와 보트 통행량 증가 등의 이유로 1923년 수영이 금지됐으며, 현재도 수질 문제는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센강의 수질은 유럽연합(EU) 기준 ‘보통’과 ‘좋음’ 사이를 오간다. 실제 지난해 올림픽 기간에는 센 강에서 경기를 펼친 수영 선수 중 일부가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기도 했다.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 센강의 모습.  / 뉴스1
지난해 7월 프랑스 파리 센강의 모습. / 뉴스1

파리 시내를 가로지르는 약 13km 길이로, 프랑스의 상징적인 공간인 센 강은 과거 고대 켈트족(파리시이족)의 거주지로 알려졌다. 식수 공급이나 상업, 운송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상업 항구로 발전하면서 도시 경제를 지탱했다.

그러나 센 강 수영장을 두고 일각에선 비판이 거세다. 센 강이 개방된 지난 5일은 알제리가 1962년 프랑스의 식민 지배에서 독립한 날로, 알제리의 최대 국경일이기 때문이다.

1961년 10월 17일 당시 파리에선 식민 지배를 받던 알제리인들이 프랑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다가 경찰의 유혈 진압에 최대 200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파리 경찰은 알제리인의 시신 수십구를 센강에 유기했다.

'파리 학살'로 불리는 이 일은 프랑스 당국의 은폐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이 사건 발생 51년 만에 사건의 실체를 공식 인정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 개회식 때 알제리 선수단은 '파리 학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센 강에 붉은 장미를 던지기도 했다.

구글지도, 센 강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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