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이 맛도 냄새도 이상해요" 요즘 수박 잘못 사면 호되게 당하는 이유
2025-07-1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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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갑자기 늘어났다는 이 수박의 정체
폭염과 이상기후로 수박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수박 한 통(8kg)의 소매 가격이 전년 대비 25% 이상, 평년 대비 30% 이상 올랐다. 지난달 일조량 감소로 수박 생육이 지연된 데다 폭염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치솟았다.
문제는 '피수박'까지 증가해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피수박은 과육이 붉은 핏빛으로 변하고 무르며 시큼한 술 냄새가 나는 수박을 뜻하다.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해 피수박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피수박은 주로 6월에 정식해 7~8월 고온기에 착과·수확되는 여름수박에서 많이 나타난다. 하우스 내부 온도가 35도 이상, 습도가 85% 이상일 때 잎의 광합성과 증산작용이 억제되면서 뿌리 흡수력이 떨어져 발생한다.
또 갑작스러운 고광도 햇빛이 과실 표면에 직사되면 과실 내부 온도가 올라가 세포 생리기능이 손상돼 피수박이 발생한다. 과실 비대기에 토양 수분이 과다하거나 배수가 불량한 경우도 지온 상승을 유발해 과실 온도를 높이고, 이로 인해 과육이 붉게 변하며 당도가 떨어진다.
피수박을 사지 않으려면 구매 시 몇 가지 점을 확인해야 한다. 정상적인 수박은 두드렸을 때 탱탱하고 청명한 소리가 나는 데 반해 피수박을 두드리면 딱딱하고 둔탁한 나무 치는 소리가 난다. 외관으로는 구별이 어려워 전문가조차 육안으론 피수박을 판별하기 힘들다.
신뢰할 수 있는 유통 경로를 통해 구매하는 게 중요하다. 대형마트나 신선도를 보장하는 온라인몰에서 당도 선별 마크가 붙은 수박을 선택하거나, 반품·환불 정책이 명확한 곳에서 구매하는 게 안전하다.
수박은 여름철 대표적인 과일로, 영양 면에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닌다. 수박은 약 92%가 수분으로 이뤄져 있어 무더운 날씨에 수분 보충에 효과적이다. 특히 고온기에는 땀으로 손실된 수분과 전해질을 빠르게 채워주는 이상적인 간식이다. 100g당 약 30kcal로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다. 비타민 C는 100g당 약 8.1mg이다. 하루 권장 섭취량의 10% 이상을 제공해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또한 수박은 항산화 물질인 리코펜이 풍부해 세포 손상을 막고 심혈관 건강을 지원한다. 수박의 리코펜 함량은 토마토보다 높아 붉은 과육 품종에서 두드러진다. 칼륨도 100g당 약 112mg 함유돼 혈압 조절과 근육 기능 유지에 기여한다. 수박 씨에는 마그네슘과 철분이 포함돼 있어 적정량 섭취 시 영양 보충에 좋다.
수박에는 식이섬유가 소량(100g당 0.4g) 들어있어 장 건강에 기여하며, 아미노산인 시트룰린은 혈관 이완을 도와 혈류 개선에 효과적이다. 특히 운동 후 근육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박의 달콤한 맛은 천연 당분인 프룩토스에서 비롯되며, 이는 빠른 에너지 공급원으로 작용한다. 수박을 먹을 때는 과육뿐 아니라 흰 부분도 함께 섭취하면 시트룰린 함량이 더 높아 영양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냉장 보관한 수박은 시원한 맛과 함께 비타민 손실을 줄여 영양을 더 잘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