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권 비결이 시험지 유출?… 경북 고교서 교사·학부모·학교 관계자 공모 정황
2025-07-14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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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교내 침입만 최소 4번, 돈 오간 정황까지

경북 한 인문계 고교에서 교사와 학부모, 학교 관계자 등이 공모해 중간·기말고사 시험지를 여러 차례 뺴돌린 정황이 포착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범행 과정에서 금품이 오간 정황도 확인된 만큼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영남일보 보도에 따르면 30대 전직 기간제 교사 A 씨와 40대 학부모 B 씨는 지난 4일 오전 1시20분쯤 해당 고교를 무단 침입했다가 발각됐다. 건조물 침입 등의 혐의로 이들을 붙잡아 조사 중인 경찰은 이들의 무단 침입이 처음은 아니며, 시험지를 빼돌리기 위한 것으로 의심한다.
매체에 따르면 A 씨와 B 씨는 최소 4~5회에 걸쳐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앞두고 학교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 심야 시간대 보안상의 허점을 노려 시험지가 보관된 교무실이나 인쇄실에 침입한 뒤 문제지를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관계자의 묵인 또는 공모가 이뤄진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해당 학교 소속 30대 관계자 C 씨가 A·B 씨의 범행을 사전에 알고도 이를 묵인하거나 방조한 혐의로 조사 중이다.
A·B 씨는 빼돌린 시험지를 B 씨 자녀에게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학생은 이 학교 재학생으로, 각종 시험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커지자 학교 측과 경북도교육청도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해당 고교 관계자는 매체에 "경비 시스템 경고음을 통해 침입 사실을 인지했고, 즉각 경찰에 신고하고 도교육청에 보고했다"며 "학생들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사건 경과와 대응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들이 절취한 시험지의 범위, 유출 시기, 사전 계획 여부 등을 다각도로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매체에 "현재는 건조물 침입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수사의 범위는 훨씬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내부 공모, 시험지 유출, 금전 대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경찰은 조만간 A·B 씨에 대한 진술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병 처리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며, C 씨에 대해서도 직무 유기 및 공범 여부에 대한 법적 책임을 따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