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프리카'는 이제 옛말…한국에서 가장 더운 지역은 바로 이곳입니다

2025-07-16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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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최고기온 평균값 '광주 풍암'이 최고
역대 일 최고 기온은 2018년 '홍천' 41도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의 한 택시 승강장에서 내린 시민이 양산을 펼쳐 들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 뉴스1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의 한 택시 승강장에서 내린 시민이 양산을 펼쳐 들고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횡단보도를 건너고 있다. / 뉴스1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로 불릴 만큼 찜통더위로 유명한 대구가 더 이상 우리나라에서 가장 더운 지역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역대 최고기온, 7∼8월 최고기온 평균값, 최장 폭염일수 등 주요 지표를 종합하면 대구보다 기온이 더 높은 지역이 여러 곳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역대 8월의 최고기온 평균값을 보면 대구의 경우 최고 32.1도(달성·이하 지역명은 시·군·자치구·동 혼재)다.

일반적으로 가장 무더운 시기인 7월과 8월 중 통상 7월은 장마철이어서 연중 8월을 가장 무더운 시기로 본다.

광주 북구 문흥동 일대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 뉴스1
광주 북구 문흥동 일대 도로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 뉴스1

이는 광주 풍암(32.3도)보다 0.2도 낮고, 경남 양산과는 동일하다. 그 뒤를 이어 경남 창녕과 경북 경산 32도, 경남 김해와 서울 서초구가 31.9도를 기록했다.

7월을 기준으로 하면 대구의 최고기온 평균값은 30.8(신암)~31.1도(달성)다.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수치이기는 하나 이 또한 경북 경산(31.3도)에 비하면 낮다.

최근 30년간 기상 통계상으로는 관측지점 기준으로 7월에는 경북 경산이, 8월에는 광주 풍암의 평균 기온이 가장 높다는 의미다.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서 중구청 살수차가 물을 뿌리며 뜨거워진 도로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서 중구청 살수차가 물을 뿌리며 뜨거워진 도로를 식히고 있다. / 뉴스1

'대프리카'의 근거 중 하나인 역대 일 최고 기온 기록 면에서도 대구는 이미 최고 자리를 다른 지역에 내줬다.

대구는 1942년 8월 1일 낮 최고 기온이 40도를 찍었다. 이는 2018년 7월까지 역대 최고기온 기록이었지만 2018년 8월1일 전국적인 폭염 속에 강원 홍천·북춘천, 경북 의성, 경기 양평, 충북 충주 등이 줄지어 40도를 넘으면서 76년 만에 깨졌다.

홍천이 2018년 8월 1일 역대 최고인 41도를 찍으며 기록을 경신했고 북춘천(40.6도), 의성(40.4도), 양평(40.1도) 등도 같은 날 대구의 기록을 넘어섰다.

단순하게 보면 이 기준으로는 국내에서 홍천이 가장 더운 지역에 해당하는 셈이다.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폭염일을 기준으로 지속 폭염일수를 봐도 대구보다 많은 지역이 여럿 있다.

실제로 대구의 지속 폭염일수는 1973년(14일 지속)과 1977년(15일), 1985년(14일). 1986년(10일), 1992년(13일), 1994년(25일), 1995년(25일), 2008년(12일), 2013년(20일), 2020년(11일) 등 기상청이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래 여러 차례 그해 최장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5년을 보면 대구 외 지역의 폭염 지속 일수가 더 길다.

올해는 15일 현재 구미의 폭염일수가 17일로 가장 길다. 지난해에도 구미, 밀양, 의성 등이 27일로 나란히 폭염 지속 일수 1위를 차지했다.

2021년에는 밀양(19일), 2022년에는 제주(13일), 2023년에는 양산·의성(14일)의 지속 일수가 가장 길었다.

불볕더위로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 주변 도심이 한산한 모습이다. / 뉴스1
불볕더위로 대구 중구 반월당사거리 주변 도심이 한산한 모습이다. / 뉴스1

하지만 이같은 지역별 더위 순위는 통계상 착시현상일 수 있다.

한 기상 전문가는 매체에 기상 관측이 이뤄지는 지점의 특성이 측정값에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데이터만으로 어느 지역이 가장 덥다고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예컨대 측정 지점의 지대가 높거나 바람이 잘 부는 곳이라면 실제 기온보다 낮게 측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반인이 체감하는 기온은 이런 통계와 다를 수 있으며 기후 변화로 전국적으로 기온이 오르는 추세여서 대구보다 더 더운 지역이 계속 출현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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