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출시했는데…해외에서 폭발적 반응 터지고 신기록 세운 '한국 음료수'
2025-07-17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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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옥외 광고 선보여
올해 상반기 한국 음료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밀키스, 식혜처럼 한국 고유의 맛을 살린 음료가 해외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면서 주요 수출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1월부터 6월까지 음료 수출액은 총 4억 981만 달러(약 5668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늘었다. 2021년과 비교하면 약 27% 증가했다. 전체 수출 중 일반 음료가 94%(3억 8514만 달러)를 차지한다.
수출국 비중은 중국이 28.3%(1억 1609만 달러)로 가장 높고, 뒤이어 미국(5117만 달러), 일본(3088만 달러), 베트남(2795만 달러), 캄보디아(2644만 달러), 러시아(1405만 달러) 순이다.
음료 수출 확대를 이끄는 대표 주자는 롯데칠성음료의 ‘밀키스’다. 1989년 출시된 밀키스는 탄산에 우유를 섞은 독특한 콘셉트로 “싸랑해요~ 밀키스”라는 광고 문구와 함께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찜질방이나 분식집에서 즐겨 찾는 국민 탄산음료로 자리 잡았고, 오랜 시간 동안 세대를 아우르는 인지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제로 칼로리 버전 출시 후 수출국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수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0% 성장을 이어갔다. 현재 오리지널과 제로를 포함해 8종이 판매 중이며, 50여 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미국, 러시아, 중국, 대만 등에서는 연간 1000만 캔 이상 판매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30% 매출 증가를 기록했고, 초기에는 아시안 마트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코스트코 등 현지 대형 유통망으로 입점이 확대됐다. 현지에서는 ‘달콤하고 색다른 탄산음료’로 인식되며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호응이 크다.

롯데칠성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한복판에 밀키스 옥외광고를 선보이며 글로벌 마케팅에 나섰다. 타임스퀘어는 세계적인 광고 명소이자 유동인구가 많은 관광 중심지로, 브랜드 글로벌화를 상징하는 장소다. 이번 광고는 ‘Spicy Meets Smooth(스파이시 밋츠 스무스)’ 콘셉트로, 치킨·떡볶이·라면 같은 매운 음식과 함께 밀키스를 마시는 장면을 레트로 픽셀아트로 표현했다. 단순한 홍보를 넘어 한국 음식문화와의 조화를 강조한 콘텐츠로 주목받았다.
러시아에서도 밀키스는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했고, 판매 지역도 극동 지역에서 모스크바 등 중심 도시로 확대됐다. 현지에서는 우유가 들어간 탄산음료를 건강에 좋은 음료로 인식하는 경향이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롯데칠성은 필리핀펩시를 기반으로 한 현지 생산 체제 구축도 고려 중이다. 밀키스와 칠성사이다의 현지 생산 여부를 검토하며, 중장기적으로 유통망 효율성과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전통 음료도 함께 주목받고 있다. 팔도의 비락식혜는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인기를 끌며 2022년 대비 수출이 30% 이상 증가했고, 웅진식품의 아침햇살도 같은 지역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 이상 매출이 늘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한국 음료는 건강한 원재료, 독창적인 맛, 감각적인 패키지로 글로벌 소비자에게 어필하고 있다”며 “K푸드 열풍과 함께 음료 분야도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