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마을버스 멈췄다”…폭우에 멈춘 시 발길
2025-07-17 11:42
add remove print link
돌발 호우에 호출형·순환형 버스 무더기 중단
지자체 신속 조치에도 주민 불편 극심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세종시가 집중호우와 갑작스런 폭우로 일부 구간의 교통 마비 상태에 빠졌다. 7월 17일 오전 11시 기준, 세종시 전역에서 최소 20개 노선의 마을버스와 호출형 DRT(수요응답형 교통수단) 운행이 전면 중단되거나 우회 운행으로 전환됐다.
세종시 교통국 대중교통과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전동면, 금남면, 장군면, 전의·소정면, 연동·부강면 등 읍·면 지역 대부분의 두루타 DRT 차량은 운행이 중단됐다. 일부 순환 마을버스도 운행이 멈췄고, 조치원과 장군면, 금강수목원과 고속터미널을 오가는 35번·62번·75번 노선 역시 운행이 중단됐다. 이로 인해 외곽 지역 주민들의 병원 진료, 생필품 구매 등 필수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일부 간선 노선은 비상 우회 운행에 돌입했지만, 이마저도 이용자 불편을 해소하긴 역부족이다. 오송역~반석역을 운행하는 1003번을 비롯해 조형아파트~반석역 사이를 운행하는 1000번, 민석아파트~세종터미널 구간을 운영하는 801번 등 총 6개 노선은 침수 위험 지역을 피해 일부 정류장을 미경유한 채 우회 운행 중이다. 특히 조치원터미널에서 청라리를 잇는 71번은 쌍류리와 쌍류보건소를 지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종시는 이날 오전부터 비상 체제로 전환하고 각 노선의 실시간 운행 상황을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응에도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히 크다. 전동면에 거주하는 김 모 씨는 “출근길에 갑자기 버스가 끊겨 버려 1시간 넘게 도보로 이동해야 했다”며 “지자체의 조치가 빠르긴 했지만 애초에 기상 상황에 따라 대비책이 마련돼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시민 안전을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겠지만, 이번 사태는 기후 변화 시대에 지방 대중교통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세종시는 DRT 운영을 포함한 교통 정책 전반을 재점검하고, 향후 장마철 대비 긴급 노선 우회 계획과 대체 수단 마련 등 구체적인 매뉴얼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지자체는 17일 오후부터 추가적인 강우에 대비해 각 노선별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중단된 노선의 복구 시점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단체들도 기상 재난 시 교통약자 보호를 위한 전담 대책반 설치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기후 위기에 따른 생활기반 붕괴의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지금, 지자체의 더 체계적인 대응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