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은 절대 우습게 보면 안돼…여름철 고열 환자들의 주된 특징
2025-07-17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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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침습하는 위험한 고열의 비밀
신체를 위협하는 고열의 숨겨진 경고
여름철 무더위 속, 갑작스럽게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오르며 고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급증한다.
특히 7~8월은 전국 응급실이 ‘열’로 달아오르는 계절이다. 단순 감기라고 생각하고 넘겼다가 중증 질환으로 악화되는 경우도 있어, 고열 증상은 절대 가볍게 보면 안 된다.
그렇다면 여름철 응급실을 찾는 고열 환자들의 주된 원인은 무엇일까? 실제 의료 현장에서 자주 보고되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 원인을 소개한다.
◆ 감염성 장염, 설사와 동반되는 고열
무더운 여름철엔 음식이 쉽게 상하고, 조리 과정에서의 위생 관리가 어려워지면서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장염이 급증한다. 감염성 장염은 보통 복통, 설사, 구토와 함께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살모넬라, 캠필로박터, 노로바이러스 등이 흔한 원인균이며, 일부는 39도 이상의 고열과 함께 탈수 증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응급실에서는 수액 치료와 필요시 항생제를 통해 회복을 도우며, 면역력이 약한 아이나 노인은 입원이 필요한 경우도 많다.
◆ 열사병 및 탈진, 체온 조절이 무너질 때
햇빛이 강한 야외에서 장시간 활동하거나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충분한 수분 보충 없이 지낼 경우 열사병에 걸릴 수 있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급격히 올라가며, 식은땀이나 혼란, 의식 저하 등 중대한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특히 운동선수, 건설 노동자, 노인층 등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이 망가져 열사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이 경우에는 즉시 체온을 낮추는 응급 처치가 필요하며, 늦을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 중이염·부비동염 등 이비인후과 감염
고온다습한 날씨는 귀와 코 주변의 감염 위험도 높인다. 수영장 이용이 잦은 여름철엔 외이도염과 중이염이 흔히 발생하며, 이 경우 귀 통증과 함께 고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부비동염(축농증)은 감기 증상 후 코막힘과 두통, 고열로 이어질 수 있다. 아이들에게서 특히 흔하게 나타나며,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세균이 더 깊은 부위로 퍼질 위험도 있다. 응급실에선 항생제와 진통제를 함께 처방하며 통증과 염증을 조절한다.

◆ 요로감염, 여성과 노인에게 흔한 고열 원인
특히 여성과 고령자에게 자주 발생하는 요로감염도 고열의 주요 원인이다. 소변을 볼 때 따끔한 통증, 잦은 배뇨, 허리 통증 등과 함께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난다면 신우신염(콩팥감염)까지 진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방광염에서 시작된 감염이 상부로 올라갈 경우 전신 염증 반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한 경우 패혈증까지 악화된다. 고령자는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열만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요로감염으로 진단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 모기 매개 감염병, 특히 어린아이 주의
여름이면 모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일본뇌염, 말라리아, 뎅기열 같은 감염병 위험도 높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본뇌염 바이러스가 여름철 가장 우려되는 모기 매개 질환이다.
잠복기가 있어 초기엔 단순한 발열로 시작되지만, 일부에서는 두통, 구토, 의식 저하 등 신경계 증상으로 악화된다. 예방접종을 받은 경우는 드물지만, 유소아는 반드시 주기적인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 고열, 그 자체가 위험 신호일 수 있다
고열은 단순히 ‘몸에 열이 나는’ 증상이 아니다. 몸 어딘가에서 심각한 염증이나 감염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다. 특히 열이 이틀 이상 지속되거나 39도 이상 고열이 반복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구토, 발진, 경련, 의식 저하가 동반될 경우는 즉시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자가 진단이나 해열제만으로 버티는 것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여름철의 고열은 단순한 더위 때문만이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감염과 이상 반응은 일어날 수 있으며, 초기 대처가 생명을 살리는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