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은 먹통, 창구는 2시간 이상 대기… 소비쿠폰 신청 첫날 혼돈의 카오스

2025-07-2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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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의 첫날 상황

정부가 추진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업의 첫날인 21일, 전국 곳곳의 행정복지센터는 새벽부터 몰려든 시민들로 붐볐다.

특히 오프라인 접수 창구에는 업무 개시 전부터 줄이 길게 늘어섰고, 일부 지역에서는 인터넷 접속 지연과 전산 오류로 혼선이 빚어졌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일 21일 부산 부산진구 가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민생회복 소비쿠폰 1차 신청 첫날일 21일 부산 부산진구 가야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광주 북구 두암3동 행정복지센터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령층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문이 열리기도 전에 100명 넘는 어르신들이 대기하고 있었고, 개방과 동시에 2층 신청 창구까지 인파로 가득 찼다. 대기 중인 신청자들은 소비쿠폰을 어디에 쓸지 이야기하며 긴 시간을 버텼다. 어떤 이들은 신발을 사려 했고, 병원비에 보태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가족과 외식을 하겠다는 이들도 있었다.

인천에서는 160곳의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접수를 했다. 오전 한때 신청자가 몰리면서 최대 2시간 이상 대기를 해야 했지만, 오후에는 혼잡이 다소 해소됐다. 인천시는 오후 3시 기준으로 약 7만 명이 지역사랑상품권 방식으로 소비쿠폰을 신청했다고 잠정 집계했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행정복지센터에서도 오전 9시부터 신청이 이어졌다. 대부분은 온라인보다 대면 접수가 익숙한 노년층이었다. 수원시에서는 접수 시작 6시간 만에 선불카드 신청 건수가 7867건에 달했다.

온라인 신청도 문제없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대구의 한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주민의 신분이 전산에 조회되지 않는 사례가 발생했고, 일부 미성년자는 시스템상 확인이 불가능해 수기로 서류를 작성해야 했다. 달서구 신당동 행정복지센터는 폭우로 인터넷 케이블에 문제가 생기며 접수가 중단되기도 했다. 대기하던 주민들은 이 과정에서 불만을 표출했다.

모바일 신청 역시 순탄치 않았다. 광주 시민 박모 씨는 오전 9시에 카드 앱으로 신청을 시도했지만 오류가 반복돼 결국 10시쯤에야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는 며칠 전부터 눈여겨본 원피스를 소비쿠폰으로 구입할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신청 방식에 대한 혼란도 있었다. 5부제 신청제를 모르고 방문한 시민들이 우왕좌왕했고, 일부는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소비쿠폰이 할인 적용 대상인지 묻기도 했다.

충북 옥천군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소비쿠폰이 기존 지역화폐처럼 할인되는지 묻는 경우가 많았다"며 "정부 지원금 성격이기 때문에 할인 적용은 어렵다고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출생 연도에 따라 요일이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고령층이 많아서 미리 신청서를 받아뒀다가 해당 요일에 직원이 대신 입력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구가 몰려들자 각 지자체 단체장들도 나섰다. 최재형 보은군수와 황규철 옥천군수는 현장을 직접 방문해 도우미로 활동하며 신청 절차를 안내했다. 최 군수는 "소비쿠폰이 가계와 골목상권을 동시에 살리는 수단이 되도록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고, 황 군수는 "민생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이 사업에 대응하기 위해 기간제 근로자 100명을 채용하고 시청 직원 82명을 읍면동에 긴급 배치했다.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은 주간 간부회의에서 "여전히 신청 방법을 모르는 구민이 많다"며 "핵심 정보를 알기 쉽게 정리해 적극 홍보하라"고 주문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 소득 상위 10%는 15만원, 일반 국민은 25만원, 한부모·차상위 가구는 40만원, 기초수급자는 50만원을 1~2차에 걸쳐 지급한다. 비수도권 거주자에게는 3만원, 인구감소 지역 주민에게는 5만원이 추가돼 1인당 최소 15만원에서 최대 55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지급 수단은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지역사랑상품권 중 선택할 수 있다. 신용·체크카드는 9개 카드사 홈페이지나 앱에서, 지역사랑상품권은 주소지 관할 지자체 앱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 가능하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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