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들 총기 살해' 60대, 자기 집에 폭발물 낮 12시에 설치한 황당 이유

2025-07-22 07:23

add remove print link

자택서 시너 담긴 페트병·세제통 등 15개와 점화장치 발견

사제 총기로 30대 아들을 숨지게 한 60대 남성이 서울 도봉구 자신의 집에 설치한 폭발물을 낮 12시에 터지도록 설정한 이유를 밝혔다.

인천 총격사건 피의자 집 / 연합뉴스
인천 총격사건 피의자 집 / 연합뉴스

경찰에 따르면 60대 남성 A 씨는 범행 이후 도주하다가 경찰에 잡히자 자신의 서울 도봉구 집에 직접 만든 폭발물을 설치해 놓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과 소방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주민 60여 명을 대피하도록 조치한 뒤 A 씨의 자택에서 타이머와 연결된 사제 폭발물을 발견해 제거했다.

A 씨의 자택에서는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가 발견됐다. 해당 폭발물들은 낮 12시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 설정이 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왜 폭발물 점화 시간을 낮 12시로 했냐는 경찰의 질문에 "그때가 사람이 가장 없을 것 같았다"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있다. / 뉴스1
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있다. / 뉴스1

앞서 A 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께 인천 연수구 송도동 아파트에서 사제 총기를 쏴 30대 아들을 살해한 뒤 미리 준비한 렌터카를 몰고 달아났다.

경찰은 도주 2시간여 뒤인 오후 11시 58분께 A 씨 차량을 특정하고 수배차량 검색 시스템(WASS)에 차량 번호를 입력했다. 이후 A 씨의 차량 정보와 위치가 112 상황실을 통해 파출소와 지구대에 전파됐다.

A 씨는 '차를 세우라'는 경찰의 경고 방송을 듣지 않고 유턴과 차선 변경을 거듭하며 순찰차를 따돌리려 했으나 빨간불 정지신호에 멈춰선 다른 차들에 가로막혔다. A 씨는 경찰이 권총을 들고 다가가는 와중에도 차량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도주를 시도했다. 이윽고 순찰차 2대가 A 씨 차량을 앞뒤로 막아 도주로를 완전히 차단한 뒤에야 A 씨는 차창을 내리고 "왜 그러느냐"라고 항의했으나 별다른 저항 없이 검거됐다.

경찰은 차량 조수석과 트렁크에서 범행에 사용한 사제 총기 2정 외 추가로 총신(총열) 11정과 실탄들을 발견해 압수했다.

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21일 총기 사고가 발생한 인천 연수구 한 아파트 단지에 수사관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을 살해한 이유로 '가족 간 갈등'을 언급했다. 그는 "가정불화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일은 A 씨의 생일이었으며 이날 피해자인 아들은 아버지의 생일 축하를 위해 집으로 초대한 상황에서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 결과 A 씨는 불법 사제 총기를 사용해 산탄 2발을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들은 가슴 부위에 총을 맞고 쓰러져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 씨가 총기의 몸체와 손잡이 부분을 개인적으로 제작하고 탄환만 외부에서 구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사고 경위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A 씨는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살인 혐의와 총포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사받고 있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