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많이 잡히더니... 한 달 만에 40% 가까이 값 하락한 국민 해산물
2025-07-2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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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반짝 풍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가 석 달 만에 다시 상승했다. 농축산물 중심의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수산물인 오징어와 고등어의 가격이 크게 내려 농림수산품 전체 상승 폭을 일부 줄였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25년 6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19.77(2020년 수준=100)로 5월보다 0.1% 올랐다. 올해 들어 3월에는 보합, 4월과 5월에는 각각 0.2%, 0.4% 하락했으나, 6월 들어 다시 반등한 것이다.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0.5% 오른 수치다.

6월 생산자물가 상승은 농림수산품 중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동시에 오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축산물은 돼지고기(9.5%)와 달걀(4.4%) 등의 오름세에 힘입어 전달보다 2.4% 상승했다. 농산물은 봄배추 작황 부진 등의 영향으로 1.5% 올랐다. 배추 가격은 전월보다 31.1% 급등했다.
한은 물가통계팀 이문희 팀장은 “돼지 도축량이 줄어 공급이 부족해졌고, 달걀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 상황”이라며 “배추는 봄배추 출하 후기에 작황이 나빠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산물은 물오징어(-36.3%)와 고등어(-27.6%) 등의 가격 하락 영향으로 전달 대비 4.9% 내렸다. 물오징어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29%, 냉동오징어는 7.3%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오징어 가격이 내려간 것은 오징어가 많이 잡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강원특별자치도 글로벌본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오징어 어획량(이달 초 기준)은 1308t으로 전년의 361t, 3년 평균 719t의 363%, 182%가 각각 늘었다.
'금징어'로 불리던 동해 오징어의 어획량이 증가한 것은 최근 한류와 난류가 만나 형성된 적정한 수온과 풍부한 먹이 때문을 보인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반짝 풍어'일 가능성이 높아 어민들은 마냥 웃지 못한다.
임산물도 1.3% 하락하며 농림수산품 전체 상승 폭을 일부 상쇄했다.
공산품은 전체적으로 보합세를 보였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0.6% 하락했으나, 석탄 및 석유제품은 1.2% 올랐다. 세부 품목별로는 경유(2.5%)와 휘발유(2.8%) 가격이 상승했고, DRAM(-1.5%)과 OLED(-3.0%)는 하락했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 분야는 산업용 도시가스(-2.4%) 가격이 하락하면서 전체적으로 0.1% 떨어졌다.
서비스 물가는 0.3% 상승했다. 금융 및 보험 서비스가 2.5% 올랐고, 부동산 서비스도 0.2% 상승했다. 특히 위탁매매 수수료가 10.8% 오르며 금융서비스 상승을 견인했다.
이밖에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는 보합세(0.0%)를 유지했고, 사업지원 서비스는 0.1% 상승했다. 교통·운송 분야에선 항공 운송 서비스가 -1.7%, 수상 운송이 -1.0% 떨어졌다.
특수분류별로 보면 식료품 지수는 0.4% 상승했고, 에너지 지수는 0.2% 올랐다. IT 부문은 -0.2%로 하락세를 나타냈고, 신선식품은 -1.4% 떨어졌다.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6% 하락했다. 원재료(-4.1%)와 중간재(-0.3%), 최종재(-0.1%)가 모두 내렸다. 수입 원재료 가격이 -5.2%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이 전체 공급물가를 끌어내렸다.
총산출물가지수는 수출까지 포함한 지수로, 6월에는 0.3% 하락했다. 수출 공산품이 -1.6% 하락하면서 전체 공산품 지수를 끌어내렸고, 서비스는 0.2% 올랐다. 농림수산품은 수출은 -0.7%였지만 국내 출하는 0.6% 오르며 전체는 0.6% 상승했다.
전반적으로 농축산물의 가격 상승은 생산자물가에 상승 압력을 가했지만, 수산물과 공산품 일부, 그리고 수입 원재료 가격 하락 등으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한국은행은 “7월 들어 폭염과 폭우로 인해 농림수산품 가격의 불확실성이 커졌고, 6월 상승했던 국제 유가도 시차를 두고 생산자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