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밀려나온 90대 할머니, 손자가 '수백미터' 업고 뛰어 극적 구조

2025-07-22 09:29

add remove print link

손자의 기지로 할머니 목숨 구한 감동 실화

경남 산청군에서 최근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에 손자의 기지 덕분에 90대 할머니가 극적으로 구조된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산청읍 병정마을에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가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지난 21일 경남 산청군 산청읍 병정마을에서 주민들과 자원봉사자가 수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 뉴스1

21일 산청군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전 쏟아지는 폭우에 산청읍 병정마을에 산사태가 났다.

당시 2층 집에 살고 있던 28세 현대환 씨는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중 굉음을 동반한 흙더미가 빠르게 밀려오는 것을 목격했다. 이후 집을 덮친 토사 속에 현 씨의 하반신이 묻히는 상황에 놓였다.

가까스로 빠져나온 그는 1층에 있던 90대 할머니가 토사에 밀려 집 아래 차고 근처의 바위까지 밀려 떨어져 있었다.

현 씨의 집은 비탈진 지형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아래부터 차고에 이은 이층집 구조였으나 할머니는 산사태의 충격으로 1층에서 차고까지 굴러떨어진 셈이었다.

현 씨는 즉시 119에 연락했지만 토사로 도로가 끊겨 구조대가 도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이에 할머니를 인근 마을회관의 평상으로 부축해 옮긴 뒤 살펴보다 약 700m 떨어진 마을 입구에 119 구급차를 발견했다.

이를 발견한 현 씨는 할머니를 등에 업고 빗속을 달려 구급차까지 이동했고 그 결과 할머니는 찰과상 등 외상을 입었지만 무사히 진주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군 관계자는 "현씨 사례처럼 재해 속에서 인명을 구한 사례를 파악 중이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경남도에 따르면 같은 날 오전 10시쯤 산청군 산청읍 부리마을에 집중호우로 인해 토사가 유출돼 주택 2채를 덮쳐 20대 A 씨와 70대 부부 등 3명이 실종됐다. 근처 산청읍 내리마을에서는 오후 3시 30분쯤 산사태가 발생해 40대 B 씨가 집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이 또한 자택에 머물다 토사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home 김현정 기자 hzun9@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