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내 탓이라 해” 인천 총기 사건 60대, 알고보니…

2025-07-2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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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질환이나 범죄 전력 이력은 없어

60대 남성이 생일을 맞아 아들이 마련한 저녁 자리에 초대받아 방문했다가, 직접 만든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하고 도주한 뒤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의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는 타이머가 설정된 폭발물 15개가 발견돼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경찰 조사에서 피의자는 총기와 폭발물을 모두 자신이 만들었다고 진술했다.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있다. / 뉴스1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있다. / 뉴스1

인천 연수경찰서는 21일 조모 씨(62)를 살인 및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조 씨는 전날 오후 9시 31분쯤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아들(34)의 집에서 사제 총기를 사용해 아들을 살해하고, 총기와 폭발물을 불법으로 소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조 씨는 20일 생일을 맞아 아들에게 저녁 초대를 받았다. 당시 집에는 아들 부부와 아홉 살, 다섯 살 된 손주들도 있었다. 조 씨는 저녁 중 “잠깐 나갔다 오겠다”며 외출한 뒤, 차량에서 사제 총기를 꺼내 돌아와 아들에게 두 발, 출입문 방향으로 한 발을 쐈다. 이 중 두 발이 아들의 몸에 맞았다.

현장에서 발견된 총기는 길이 40센티미터의 쇠파이프로 만든 산탄총 형태였으며, 격발 장치도 갖추고 있었다. 복부 등에 총상을 입은 아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사건은 오후 9시 33분경 며느리가 “시아버지가 남편을 총으로 쐈다”고 신고하면서 알려졌고, 경찰은 즉시 출동했으나 조 씨는 차량을 타고 이미 현장을 떠난 상태였다. 그는 사건 발생 약 세 시간 뒤인 21일 0시 15분경 서울 서초구 거리에서 검거됐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약 20년 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고 엽총용 산탄을 구입한 적은 있으나, 그 외 총기 관련 직업 경력이나 범죄 이력, 정신과 치료 기록은 없다고 진술했다. 현재 직업은 없는 상태다.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연합뉴스
21일 인천에서 사제 총기를 발사해 가족을 숨지게 한 피의자의 주거지에 폴리스 라인이 설치돼 있다. / 연합뉴스

범행 이유에 대해서는 “가정불화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20년 전 이혼한 뒤 이혼 사유를 두고 아들과 오랜 시간 갈등을 겪어 왔다고 말했으며, 아들이 “어머니와의 이혼은 아버지 책임”이라며 자신을 비난해 다툼이 잦았다는 진술도 했다.

조 씨의 전 아내는 현재 서울에서 미용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이다. 경찰은 피의자가 가정불화를 범행 이유로 들고 있으나, 명확한 동기는 밝히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가족 간 교류는 어느 정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며느리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10년 전 조 씨로 추정되는 인물과 함께 찍은 생일 축하 게시물이 남아 있었다.

경찰은 조 씨가 아들만을 목표로 한 범행이었다면 왜 수십 개의 총기 부품과 폭발물을 제작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피의자의 진술이 소극적인 만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심층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며, 사건을 직접 목격한 며느리와 자녀들에 대한 심리 치료도 병행할 계획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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