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위한 별동부대, 통일교 청년조직 활용해 만들라” 지시

2025-07-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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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건진법사와 통일교 고위간부가 주고받은 문자 확보

통일교 고위 간부 윤 모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통일교 청년조직을 활용해 김건희 여사를 위한 ‘별동부대’를 만들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YTN 인수, 캄보디아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수주 등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 씨가 김 여사와 관련된 여론전에 통일교 조직을 동원하려 했다는 정황이 특검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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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자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윤 씨는 2022년 8월쯤 전 씨와 통일교 내부에서 국민의힘 당원 양성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중 “우리 청년조직을 활용해서 (김) 여사님의 별똥부대(별동부대)를 만들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같은 취지의 대화를 여러 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화 내용은 전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에서 확인됐고, 해당 자료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팀으로 이관됐다.

같은 해 말 윤 씨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여론 악화를 우려해 전 씨와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 씨는 “V(윤석열 전 대통령)는 물론 여사님에 대한 평판이 너무 안 좋다”며 “전면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씨는 “여사님이 요즘 멘탈(멘털)이 무너져서 힘들어한다”며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한 기록도 남아 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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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체에 따르면 윤 씨가 언급한 ‘청년조직’은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YSP)으로 추정된다. 윤 씨는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 사망 후 한학자 총재에게 ‘미래세대 양성’을 약속하며 신임을 얻었고, YSP를 강화하는 사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YSP는 청년 교육 단체로, 수천 명의 청년이 이곳을 거쳐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YSP 외에도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였던 한 의원과 함께 청년·노인·시민단체를 조직화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 씨와 전 씨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단체로 입당시킨 정황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윤 씨가 2022년 11월 전 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며 전당대회 인원 동원 계획을 묻자 전 씨는 “만 명 이상. 권리당원, 3개월 이상 당비 납부”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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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는 2022년 대선 당시에도 윤 전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2022년 3월 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통일교 간부 120여 명과 회동하며 윤 후보를 지지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같은 시기 통일교 교단은 “2번 윤석열을 지목한 천심이 따르는 민심이 되자”는 메시지를 교인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천정궁과 천원궁 등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공개 반발했다. JTBC 전날 보도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20일 신도 1000여 명 앞에서 “한 사람의 배신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특검이 하늘을 모독했다”며 “이 특검은 공개석상에서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참부모들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통일교가 교단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해 윤석열 정권에 조직적으로 로비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이 확보한 통일교 행사 발표자료에는 “대선에서 하늘 뜻 받드는 인물 당선돼야 한다”, “말로만 평등을 얘기하는 공산당은 안 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일부 교회에선 “하늘님께서 2번 윤석열 후보 선택하셨다”는 단체 문자까지 돌았다고 JTBC는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윤 씨가 “도움을 받으면 주고, 굉장한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고 (윤 전 대통령이) 착각하게 만드는 게 제 전략입니다”라고 말한 녹취도 존재한다. 그는 또 “어머님의 성심이 천심을 움직여서 민심을 움직인 거지”라며 한 총재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통일교 측은 2022년 4~7월 김건희 여사에게 그라프 다이아 목걸이, 샤넬백 2개 등 고가의 선물을 전달한 뒤 건진법사를 통해 통일교의 현안들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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